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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평가전의 첫번째 목표는 테스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정만큼이나 결과도 중요하다. 중동 원정길에 나선 슈틸리케호 이야기다.
슈틸리케호는 14일과 18일 각각 요르단과 이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전례없는 중동에서의 평가전 2연전을 치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1월 호주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파라과이-코스타리카와의 국내 A매치 2연전을 마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2연전을 통해 아시안컵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10월 A매치에는 나서지 않았던 박주영(알 샤밥) 정성룡(수원) 윤석영(QPR)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마인츠) 등을 모두 소집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정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 이번에 슈틸리케호가 상대할 요르단과 이란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만날 쿠웨이트와 오만의 가상상대다. 하지만 요르단과 이란은 조별리그 이후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경쟁상대들이다. 미연에 상대의 기를 꺾고, 우리 입장에서는 자신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이란전의 경우는 더욱 승리가 중요하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이란 원정에서 1974년 0대2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40년간(2무3패) 승리가 없다. '강호' 이란은 우승 길목에서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도 "A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그동안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원정이 (무승을) 되갚아 줄 기회"라고 승리를 강조했다.
중동 2연전은 아시안컵에 앞서 라이벌들을 향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정만큼이나 결과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