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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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싸움은 사실상 이동국 천하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다. 그는 올시즌 30경기에 출전 13골-6도움을 올렸다. 특히 정규리그 33경기에서 전북이 터트린 53골의 36%(공격 포인트 19개)에 관여했다. 고비 때마다 터뜨린 이동국의 골로 전북은 3년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26일 부상으로 쓰러지며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동국이 올시즌 전북의 핵이었음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 다른 팀으로 눈을 돌려도 이동국만큼의 임팩트를 준 선수가 보이질 않는다. 수원의 산토스 정도가 눈에 띈다. 오히려 함께 전북의 우승을 이끈 한교원, 김남일 등의 활약이 이동국과 그나마 견줄만 하지만, MVP는 각팀마다 한명씩 후보를 올릴 수 있다.
영플레이어상은 김승대(포항)와 이재성(전북)의 2파전이다. 지난해 신설된 영플레이어상은 23세 이하(1991년 이후 출생), 국내외 프로축구에서 3년 이내 활약한 선수를 후보로 한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만의 금메달을 만든 김승대와 이재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승대는 9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공격포인트가 줄어든 것이 아쉽다. 이재성은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스타군단' 전북에서 입단 첫해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포인트에서는 4골-2도움으로 김승대에 뒤지지만 우승팀 프리미엄을 등에 업었다. 아직까지는 우열을 확실히 가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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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경쟁은 이동국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요동쳤다. 이동국은 13골로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른쪽 종아리 내측 비복근 부착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득점 레이스 2위권에 있던 선수들이 추격에 나섰다. 산토스가 1일 울산전에서 13호골을 성공시키며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산토스는 남은 3경기에서 1골만 추가하면 득점왕 등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변수는 그룹B의 골잡이들이다. 임상협(부산)은 11골로 득점랭킹 3위에 올라섰다. 최근 5경기에서 5골-2도움이다. 같은 팀의 파그너도 리그 10호골 고지에 올라섰다. 나란히 10골을 기록 중인 전남의 이종호와 스테보도 주목할 변수다. 잔류를 확정지은 전남은 득점왕 만들기에 전념할 생각이다.
도움왕은 '이명주 넘기'가 포인트다. 이명주는 말그대로 전반기를 지배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K-리그 최고 이적료인 500만달러(약 50억원)에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클래식 도움 1위(9개)는 이명주의 자리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이명주는 올시즌 도움왕으로 이름을 남긴다. 이명주가 도움왕에 올라도 따로 시상은 없을 예정이다. 아무래도 리그를 떠난 선수보다 뛰고 있는 선수가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이 모양새가 낫다. 전북의 레오나르도는 꾸준히 도움 기록을 쌓으며 9개로 이명주와 동률을 이뤘다. 남은 3경기에서 도움에 주력한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경기당 도움수는 0.28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8개를 기록 중인 이승기(전북)의 역전 가능성이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