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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사령탑까지 지낸 최강희 전북 감독(55)은 그라운드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43)은 대행시절을 포함해 이제 4년차 사령탑이다.
경기가 끝난 후 최강희 감독은 '독설'에 가까운 직격탄을 날렸다. "0대0으로 비기려고 경기를 준비했다. 전북 팬에게는 죄송하지만 서울전은 이기려고 준비하면 계속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3일동안 맞춤형 전술을 준비했다. 앞으로는 서울하고 경기가 이렇게 계속 진행될 것 같다", "우리도 비기고 싶으면 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라는 팀이 오늘 같이 홈인데도 적극적이지 않으면 결국은 전체적으로 경기가 루즈해질 수 밖에 없다", "최용수 감독도 전북하고 하면서 이렇게 답답한 경기는 처음일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서울이 할 수 있는게 킥하고 백패스 뿐이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서울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올 일이 없다고 본다. 그런식으로 나오면 오히려 그 경기가 더 편안하다. 적응이 돼 있다. 전체적으로 자신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닥공(닥치고 공격)'을 접고 '방패'를 꺼내들었다. 올시즌 처음으로 스리백을 가동하며 철저하게 수비 축구를 지향한 끝에 서울을 낚았다. 서울에 드디어 첫 승을 신고한 최강희 감독의 발언은 거침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전북과 올시즌 마지막 경기라 시원섭섭하다. 전북과는 1~2번 더 하고 싶다. 전북전은 준비 과정부터 끝나서 나서도 늘 재밌었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은 어땠겠느냐'고 반문하자 "아프니까 청춘이다. 최강희 감독님은 아직 청춘이시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되돌이표로 자신의 심장에 꽂혔다. 그는 전북전을 머리 속에서 지우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없다고 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의 오늘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