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눈뗄수없던 전남-울산 6강 도전,전남의 눈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0-26 15:53


포항스틸야드/ K리그 클래식/ 포항스틸러스 vs 전남드래곤즈/ 전남 하석주 감독/ 사진 김재훈

6강은 '전쟁'이었다.

26일 오후 2시 인천전용구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인천-전남전에서 전남은 인천에 3대3으로 비겼다.

경기전 만난 하석주 전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냥 후회없는 경기를 하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잘 왔다. 여기까지 와준 것만도 고맙다. 최선을 다하고 운명은 하늘에 맡기자 했다"고 말했다. 인천과의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반에는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하프타임과 후반 이후 스마트폰으로 성남-울산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동시간에 펼쳐지고 있는 성남-울산전 상황을 지켜보고 전술적으로 잠글지, 공격적으로 갈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결연한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나선 인천전, 휘슬이 울린 지 불과 2분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남이 수비라인을 정비하기 전 외국인선수 이보와 디오고의 눈빛이 통했다. 이보가 중원을 돌파하며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디에고를 향해 킬패스를 건넸다. 디오고의 날카로운 오른발 골이 터졌다. 6개 경기장 중 가장 먼저 승부의 균형추가 무너졌다. 전남 서포터들은 "괜찮아!"를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초반이니 괜찮다" :"할 수 있다!"는 응원을 이어갔다.

예기치 않은 초반 실점 후 전남은 다소 흔들렸다. 이보, 디오고의 날선 움직임이 잇달아 감지됐다. 그러나 전반 16분 '전사' 스테보의 발에서 역습이 시작됐다. 스테보의 패스를 이어받은 왼발의 달인 안용우가 인천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 들었다. 문전에서 수비수를 제치며 왼발 동점골을 기어이 밀어넣었다. 하석주 감독과 포옹하며 뜨겁게 환호했다.

동점골 직후 전남은 안정을 되찾았다. 스테보, 이종호를 중심으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무려 6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전반38분 인천 수비수 용현진이 홍진기와 충돌하며 문상윤과 교체됐다. 전남의 이승희, 홍진기, 인천의 김도혁 등 전반에만 3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아들 만큼 거친 혈투였다. 전반 37분 울산 따이따가 선제골을 넣으며 1-0으로 앞서나가고 있다는 실시간 뉴스가 인천전용구장에 전해졌다. 전남 서포터들 아쉬움속 기대감을 표했다. "FA컵 결승에 진출한 성남의 최근 분위기가 좋으니 후반에 반드시 득점할 것이다.. 일단 전남은 이겨놓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반 초반 인천의 공세는 거셌다. 후반 10분 하석주 전남 감독은 첫 교체카드를 썼다. 심동운 대신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영욱을 투입했다.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 등 전남이 배출한 이광종호 금메달 삼총사가 그라운드에 나섰다. 후반 8분 인천 김도혁의 문전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겨 높이 떴다. 전남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곧이어 후반 2분 김태환, 후반 11분 제파로프의 역전골로 성남이 울산에 2-1로 앞서고 있다는 성남발 뉴스가 타전됐다. 전남 서포터석은 난리가 났다. 울산이 지고 있는 상황, 전남 팬들은 스마트폰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전남의 무승부, 승리를 염원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특급조커' 진성욱이 투입되며 인천 공격의 수위가 급상승했다. 후반 23분 기다렸던 전남의 골 대신 인천 문상윤의 골이 터졌다. 이천수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문상윤을 마크하던 전남 수비가 넘어졌다. 골이었다. 후반 22분 성남 김동섭의 골까지 터지며 3-1로 성남이 앞서나가는 좋은 상황, 이겨야 사는 게임에서 통한의 실점이었다. 전남 서포터들이 머리를 감싸쥐며 망연자실했다.


마지막까지 혈투는 계속됐다. 후반 26분 문전을 날카롭게 돌파한 진성욱의 슈팅이 김병지에게 막혔다.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이천수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보가 성큼성큼 전남 문전으로 달려들었다. 백전노장 김병지가 각을 좁히며 슈퍼세이브를 보여줬다. 하석주 감독은 후반 31분 세트피스를겨냥해 높이를 갖춘 센터백 코니를 투입했다. 후반 34분 진성욱이 미처 준비가 안된 코니를 문전에서 보란듯이 벗겨내며 기어이 시즌 6호골,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종료 10분전 2골차로 뒤진 전남, 20경기 무승(14무6패) 징크스의 벽은 높았다.

전남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후반 40분 '광양루니' 이종호의 터닝슈팅이 인천 문전 왼쪽으로 흘러나갔다. 후반 43분 코니의 만회골이 터졌다. 헤딩으로 밀어쳤다. 세리머니는 없었다. 인저리타임 마지막 세트피스 김영욱의 프리킥을 또다시 코니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3대3으로 비겼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6강을 예감한 선수들은 다함께 날아오르며 동점골을 자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휘슬과 함께 산이 성남을 4대3으로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전남의 다사다난했던 6강 도전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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