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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일본은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가히 황금세대로 칭할 만했다.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리에쥬)를 비롯해 좌우 풀백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와 우치다 아쓰토(샬케), 중원에는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와 혼다 게이스케(AC밀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최전방에는 오카자키 신지(마인츠)까지 아시아 정상급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한-일전으로 치러진 4강전을 혈투 끝에 승리로 가져간 뒤 호주마저 제압하면서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섰다. 일본 스스로 '아시아의 패자'로 칭할 정도였다.
하비에르 아기레 일본 대표팀 감독의 초반 성적표에도 물음표가 달려 있다. 일본은 아기레 감독 취임 후 가진 4차례 A매치에서 1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 자메이카를 상대로 거둔 1승은 상대 자책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얻은 승리다. 자메이카전에 이어 싱가포르로 이동해 가진 평가전에서 네이마르 한 명에게 4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하며 대패하는 등 흐름이 좋지 않다. 아기레 감독은 기존 유럽파에 J-리거들을 계속 투입하면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으나, 전술적인 색깔이나 명확한 지향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직적인 수비와 창의적인 공격을 강조하는 슈틸리케호의 명확한 지향점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현 상황을 놓고보면 일본이 다시 아시아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이미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주력 선수들의 부진이 조별리그 탈락으로 연결된 바 있다. 월드컵에 비해서는 조별리그가 수월하지만, 토너먼트에 접어들어 우승까지 내달리기는 아시안컵 역시 쉽지 않은 무대다. 지금의 일본이라면 정상까지 가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