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결승전, 북한 핸드볼 파울 선언되지 않은 이유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0-07 18:23



28년만에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에 금메달을 안겨준 임창우(대전)의 결승골 장면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남아있다.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북한의 결승골 당시 상황을 먼저 떠올려 보자. 0-0으로 맞선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김승대(포항)가 차올린 코너킥이 북한 수비수 머리를 맞고 뒤로 흘렀다. 이 공은 이용재(나가사키)의 허벅지에 맞고 골문으로 향했다. 이 때 북한의 미드필더 리용직이 뛰어 올라 한 팔을 의도적으로 뻗어 막아냈다. 굴절된 공이 다시 골라인을 넘어 서는 순간 이번에는 북한 수비수가 발로 공을 걷어냈다. 임창우가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 북한의 골망을 갈랐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북한의 핸드볼이 왜 선언되지 않았을까', '득점자가 이용재가 아닌 임창우가 맞을까'. 결승골을 넣은 임창우 조차 "상황이 애매해서 쐐기를 박으려고 슈팅을 날렸다"면서 "내가 슛하기 전에 이미 골라인을 넘어갔다. 내 득점이 아니라 이용재의 득점이다. 동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의문부호는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토크 어바웃 레프리(Talk about Referee)'에서 지워졌다. 토크 어바웃 레프리는 프로연맹의 이운택 심판위원장과 강치돈 대한축구협회 심판전임강사가 미디어 및 축구계 관계자에게 경기 규칙 및 심판 판정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강 강사는 핸드볼 파울에 대한 설명으로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북한의 핸드볼 파울이다. 팔을 들어올린 과정에서 의도성이 있었고 명백한 득점 기회를 막았으니 핸드볼 파울이 맞다. 하지만 경기 주심은 연속 플레이에서 득점 가능성이 있어 어드밴티지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윤정수 북한 감독이 부심이 깃발을 먼저 들었다고 항의했지만 핸드볼로 인한 페널티킥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심이 핸드볼을 지적하기 위해 깃발을 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주심이 바로 앞에서 플레이를 지켜 보고 있는데 부심이 페널티킥을 먼저 선언하는 경우는 없다. 주심이 먼저 물어볼 경우 부심이 의견을 밝힐 수는 있다. 당시 부심이 깃발을 든 것은 이미 골라인을 공이 통과했다는 것을 알린 '골사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핸드볼 판정, 골라인 통과 판정은 임창우의 결승골로 모두 잠재워졌다. 이에 대해 강 강사는 "고의적으로 핸드볼을 한 리용직에게 경고가 주어질 수도 있고, 골라인 통과로 판단하면 이용재의 득점이 되는게 맞다. 하지만 임창우가 골을 넣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어드밴티지가 적용됐다. 득점이 인정됐기에 명백하게 득점 기회를 저지한 핸드볼에 대한 경고도 주지 않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8일에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발생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페널티킥 판정 취소'에 대한 설명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0-1로 뒤진 후반 43분 손흥민(레버쿠젠)의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은 우루과이 수비수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졌다. 이어 주심이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지만 부심과 상의후 페널티킥 판정을 취소했다. 강 강사는 "정확한 판단이었다. 페널티킥 선언 이전에 부심이 깃발을 먼저 들었다. 손흥민의 코너킥이 경기장 라인 밖으로 나갔다가 휘어져 들어왔다는 신호였다"면서 "이미 라인 밖으로 공이 나가 인플레이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고딘의 가격이 가해졌다. 인플레이 상황이 아니라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는게 맞다"고 했다. 물론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해 고딘에게 경고를 줄 수는 있지만 주심은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