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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90분이었다.
'최초'의 역사가 꿈틀거리고 있다. 결승에 오르면 아시아 축구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동아시아 팀으로는 사상 첫 2년 연속 ACL 결승 진출을 달성하게 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ACL 최초로 2년 연속 결승에 오르는 사령탑으로 기록된다. 또 1967년 출범한 AFC(아시아축구연맹) 클럽대항전 이후 K-리그는 '6년 연속 결승 진출 클럽 배출'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쓰게 된다.
마지막 관문이다. 90분에도 0-0이면 연장전이 이어진다. 그래도 균형이면 '신의 룰렛게임'인 승부차기까지 치러야 한다. 원정은 부담이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지웠다. 믿음도 있다. 서울은 지난 5월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16강 1차전을 시작으로 ACL, K-리그, FA컵 원정에서 12경기 연속 무패행진(6승6무)을 기록 중이다.
양팀 사령탑은 양보없는 혈전을 예고했다. 최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둔 30일 "90분의 경기가 남았다. ACL 우승 도전을 위한 막바지에 다다랐다. 선제골 싸움에서 승부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는 원정 경험과 ACL 우승에 강한 열망, 투혼과 집중 등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다. 우승 고지까지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일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은 ACL 최근 3경기 연속 골이 없다. 결승행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골망을 흔들어야 한다. "많은 골을 넣진 못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결과가 중요하다. 득점을 못하고 있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1차전에서는 득점에 대한 앞선 마음때문에 조급함으로 골이 안나왔다. 냉정함과 침착함으로 풀어갈 것이다. 상대가 홈에서 수비적으로 내려서진 않을 것이다. 우리도 측면과 중앙 등 과감하게 공격 루트를 찾아 골을 넣을 것이다. 원정이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할 것이다."
토니 포포비치 웨스턴 시드니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홈경기다. 팬들이 우리 뒤에 있다는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큰 경험이 있어 믿고 있다. 어떤 전략을 펼치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다. 두려움은 없다"며 맞불을 놓았다.
서울은 천군만마인 수비의 핵 오스마르가 돌아온다. 웨스턴 시드니도 베스트 전력을 풀가동한다. ACL 우승팀에는 상금 150만달러와 함께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웨스턴 시드니전이 올시즌 서울의 운명이다. 그 날이다. "지난해 준우승, 현재의 4강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배수진을 친 최 감독의 칼끝이 매섭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