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베일 벗은 사우디, 알감디를 봉쇄하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14 16:39 | 최종수정 2014-09-14 16:51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라오스의 경기가 14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우디 칼리드(19)가 라오스 문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4/

이광종호와 A조 수위를 다툴 사우디가 베일을 벗었다.

사우디는 1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본선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3대0으로 이겼다. 전반전을 0-0 득점없이 끝낸 뒤 후반전에만 내리 3골을 터뜨리면서 손쉽게 승리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오만에서 열린 22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당시 이광종호를 꺾고 결승에 오른 이라크에 0대1로 패했으나, 대등한 실력을 과시했다.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함께 A조 1,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스페인 출신의 로렌조 안토리네스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라오스전에 나섰다. 칼리드 알셰흐리(이하 M.셰흐리)를 원톱에 배치했고, 알리 알비시와 하산 알셰흐리(이하 J.셰흐리), 압둘라 알하르티를 2선에 포진시켰다. 중원에는 이브라힘 오타이프와 사미 알수다니, 포백 라인에는 칼리드 알리오, 모하메드 마두, 파리드 알하피트, 이브라힘 모하메드를 세웠다. 골문은 파이살 알라라프에게 맡겼다.

전력의 핵심은 후반전만 뛴 압둘라 알감디였다. 안토리네스 감독은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J.알셰흐리 대신 알감디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알감디는 전후좌우를 누비는 프리롤에 가까운 형태로 움직였다. 좌우 패스 공급원 뿐만 아니라 2선 침투에 의한 마무리까지 수행하는 등 공격의 축 역할을 했다. 수비라인에서 길게 넘어오는 패스를 받아 라오스 수비진을 헤치고 쇄도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결국 후반 29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돌파하다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41분에는 M.셰흐리의 페널티킥슛이 라오스 골키퍼에 막히자, 이를 잡아 침착하게 크로스로 연결해 추가골을 이끌어내는 집중력도 보였다. 사우디전 승리로 A조 1위를 굳힐 심산인 이광종호로서는 선발 투입이 예상되는 알감디 봉쇄가 승리의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전방 압박을 통한 협력수비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절히 활용하는 대응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세트플레이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코너킥과 세트플레이 모두 중앙수비수 마두에게 집중됐다. 후반 3분과 8분 잇달아 헤딩슛을 연결하면서 라오스 골문을 두들겼다. 신장은 1m84에 불과하지만, 탄력을 활용한 헤딩 능력과 위치선정이 뛰어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운영 능력은 기대 이하였다. 공격에서는 알감디와 M.셰흐리 등 일부 선수들에 의존한 돌파에 의존했다. 라오스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수비라인에서는 엇박자가 종종 나오는 등 조직적인 면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결국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게 사우디전 승리를 위한 관건으로 꼽힌다. 안토리네스 사우디 감독은 "라오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어려운 경기를 했으나 후반부터 수월하게 풀어갔다"며 "아시아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전은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 문학경기장에서 맞붙을 마지막 상대 라오스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전반전 밀집수비를 통해 사우디 공격을 막아냈으나,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처지며 결국 3골을 내줬다. 섀도스트라이커 아폰 봉치엥캄을 중심으로 차분히 공격을 풀어 나아가려는 노력이 엿보였으나, 사우디의 압박에 막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데이브 브루스 라오스 감독은 "어제 입국해 오늘 볼을 만진 것 치고는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