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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범슨 효과', '서울극장'에 무너지다, FC서울 6위 점령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10 21:44


2014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FC와 FC서울의 경기가 1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FC서울의 고명진이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성남=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10/

김학범 감독이 돌아왔다.

6년 만의 귀환이다. 성남의 지휘봉을 잡았다. 1992년 국민은행 축구단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대표팀 코치를 거쳐 1998년 성남 일화 천마 수석코치를 맡았다. 2005년부터는 감독으로 승격돼 2008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수석코치 시절 고인이 된 차경복 감독을 보좌,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를 제패했다. 감독으로 승격된 뒤에도 2006년 K-리그에서 우승컵에 입맞췄다. '공부하는 지도자'는 그의 대명사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성남을 떠날 당시 그는 눈물을 흘렸고, 강원FC 감독을 거쳐 다시 위기의 성남을 이끌 소방수로 선임됐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5일 선임된 그는 하루 만인 6일 벤치에 앉았다. 인천을 2대0으로 꺾고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그동안 혼란스러웠다. 피해자는 선수였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었다. 11년간 워낙 정이 들었다. 성남을 통해 프로에 발을 들였고, 많은 것을 이뤘다. 서운함이나 아쉬움 차원의 눈물은 아니었다. 이제 이름도 바뀌고 모든 게 바뀌었다"며 웃었다.

두 번째 고개의 상대는 FC서울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애틀랜타올림픽 시절 코치와 선수로 호흡했다. 사제지간이었다. 최 감독은 난감해 했다. "올림픽대표 시절 정말 혼이 많이 났다. 주전이라 조금만 나태해지면 미래가 안보인다며 꾸짖었다. 반가운 선생님이지만 승부처에서 만났다."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양보는 없다고 했다. 그는 "기대 이상으로 선수 모두가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과거는 시멘트 바닥에 묻었다. 결국 시즌은 흐름싸움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세를 이어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학범슨 효과'가 계속되는 듯 했다. 전반 김태환과 김동희의 스피드를 앞세운 성남의 역습은 대단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7분이었다. 김태환이 코너킥으로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딩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의 경기력은 낙제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달라졌다. 교체카드가 절묘했다. 후반 13분 이상협이 투입되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오스마르가 전진하며 중원이 안정을 찾았다. 5분 뒤 최정한이 역습조에 가세했다. 후반 20분 최정한의 패스를 받은 고광민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최 감독은 후반 27분 윤주태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결국 '학범슨 효과'는 '서울극장'에 무너졌다.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이 터졌다. 중원사령관 고명진이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다. 에벨톤의 헤딩이 크로스바 맞고 나오자 강력한 왼발 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드디어 6위 전쟁에 균열이 일어났다. 한때 11위까지 추락했던 서울인 10일 성남 탄천종합동장에서 벌어진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38점을 기록, 이날 수원에 패한 울산(승점 36)을 밀어내고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꿰찼다. 서울은 최근 클래식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로 고공행진 중이다.


6위 싸움이 대혼전이다. 5위 전남이 이날 포항에 패하면서 승점 39점에 머물렀다. 전남과 서울, 울산의 6위권 싸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선두 전쟁도 또 다시 접전 양상이다. 전북이 이날 부산과 비기며 승점 48점을 기록했고, 전남을 꺾은 포항이 승점 47점을 기록했다. 3위 수원(승점 43)과 4위 제주(승점 42)도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스플릿까지 8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 순위싸움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성남=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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