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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아, 너 이제 출발이다. 네가 아직 제주의 주전이 된 것도 아니고, K-리그 클래식의 스타 공격수가 된 것도 아니야. 동계훈련 때 봤던 간절한 눈빛이 모두 사라졌어. 자꾸 그런 식을 뛴다면 선생님도 너에게 이제 기회를 줄 수 없어." 감독방으로 부른 박경훈 제주 감독이 호통을 쳤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하는 말씀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 들었다. 이를 악물었다. 감독방에서 나온 후부터 골만 생각했다. 공격수들의 움직임 동영상을 보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 결과는 K-리그 최초의 전반전 4득점이었다. K-리그 역사를 새로쓰며 새롭게 스타로 떠오른 박수창(25·제주)의 4득점 비하인드 스토리다.
거기까지 였다. 역시 원톱 초년병에게 클래식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꾸준한 기회를 잡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박수창은 "답답했다. 득점 가뭄, 공격수 부재라는 얘기가 나올때마다 나 때문인 것 같았다. 서울 원정 엔트리에 제외되고 생각이 많았다.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전남전에서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 원톱이 익숙치 않은 박수창에게 맨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 동영상은 최고의 교본이다. 박수창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나와 체구가 비슷한 선수라 자주 영상을 보게 된다. 슈팅이나 움직임 등을 확인하면서 실전에 적용하곤 한다"고 했다. 박수창은 "펑소에 안들어가던게 다 들어갔다. 이제 수비들도 조금씩 견제를 할 것이다. 자신감은 생겼다. 더 열심히 하다보면 전남전 같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반드시 제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끌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