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 앞둔 황선홍-최용수, 그들의 출사표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19 18:29



물러설 수 없는 승부 앞에 선 양팀 사령탑의 표정은 차분했다. 하지만 온도차는 분명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반전'을 노래했다. 황 감독은 19일 포항의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울전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은 지난 16일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서 후반 45분까지 유효슈팅 0개에 그치는 부진 속에 0대2로 완패했다.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패한 전북전이 서울과의 ACL 승부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안방에서 중요한 경기를 내줬지만, 아직 모든 것을 잃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선 서울전에선 수비진이 잘 대응했다. (전북전과 달리) 파워 면에서도 (서울에) 뒤쳐지지 않는다"며 "우리의 역량을 잘 발휘하면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격진이 단판승부를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플레이 해야 한다"고 제자들의 분전을 촉구했다. 서울을 넘어 2009년 이후 5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골인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가 ACL 우승이다. 안방에서 갖는 이번 8강 1차전은 다음 라운드로 가는 중요한 승부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포항이 전북에 완패하던 날, 서울은 1.5군을 앞세워 인천을 5대1로 대파했다. 1.5군은 포항전을 위해 힘을 아끼려던 승부수였다. 최 감독의 묘수는 골폭죽과 자신감이라는 시너지 효과로 나타났다. 3연승의 상승세는 보너스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자만'을 경계했다. "지난 경기(포항의 전북전 패배)에 개의치 않겠다. 절대 자만해선 안된다." 최 감독은 "포항전은 실수를 잡느냐 주느냐의 게임"이라면서 "포항은 김승대 김재성 손준호 등 좋은 선수들이 한번의 찬스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팀이다. 리그 순위도 높고,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리그와 ACL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지난해 광저우 헝다(중국)에 밀려 ACL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상 도전의 기회를 잡은 이번 대회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최 감독은 "피할 수 없는 혈투다. 우리가 원정이라 불리하지만 ACL 경험이 있다. 어느 팀이 상대 균형을 먼저 깨뜨리느냐가 승부의 열쇠다. 180분을 잘 쪼개 쓸 것이다. 27일 경기(8강 2차전) 후 웃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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