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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가릴 때가 아니다. 무조건 많이 뛰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
10경기 연속 무승속, 사활을 건 서울과의 2연전에 윤성효 감독의 선택은 '언성히어로' 전성찬이었다. 올시즌 첫 선발이었다. 그라운드에 굶주린 전성찬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맹렬히 뛰었다. 리그 11경기 연속 무승, 서울전 2연패 후 선수들은 오기가 발동했다. 결연한 각오로 성남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전성찬은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결국 졌다. 서울전 이후 팀내에 더 끈끈함이 생겼다. '될 때까지 한번 해보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오기, 끈기도 생겼고,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했다. 끝없이 믿어주는 윤성효 감독을 향한 미안함도 크다. 서울전 직후 윤 감독은 쓰라린 속내를 꾹 억누르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 잘 쉬어라." 고개숙인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전성찬은 "2경기밖에 뛰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아마 감독님은 매경기 선수들을 이렇게 격려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전은 감독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도 승리하고 싶은 열망이 그 어느때보다 컸다. 감독님께 너무 죄송했다"고 고개숙였다. "감독님은 화 한번 안내시고 모든 걸 책임지시는데 짐을 덜어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됐다. 감독님은 '늘 믿는다'고 하시는데 우리는 자꾸 '패'를 드리게 되니까 이게 참, 미치겠다. 감독님이 더 이해해주시니 더 죄송하고, 선수들은 더 우러나서 뛰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정 성남전은 전성찬에게 같하다. 1987년생 동기생인 박진포, 김평래 등 '절친 87라인'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성남 캡틴' 김태환과도 친하다. "성남도 성적은 좋지 않지만, 스쿼드가 좋다"고 평가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앞뒤 가릴 때가 아니다. 경기장에서는 친구도 없다. 우리 공격진이 잘 해결해줄 것이다"라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성남전에서 필승 포인트은 체력 싸움이 될 것이다. 우리도 성남도 주중경기를 했기 때문에 결국 체력과 결정력 차이가 승부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산은 스플릿 리그까지 1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리그 11위에 머물러 있다. 전성찬은 '희생'과 '헌신' 두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90분을 거뜬히 뛸 수 있는 강철체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미드필더를 교체하면 아까운 카드를 낭비하는 꼴이 된다. 공격수를 하나 더 쓸 수 있도록 체력적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승점이 간절한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희생이 필요하다. 오직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하신다. 나는 그보다는 이 경기가 우리팀에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려 한다. 팀의 상황, 경기의 의미, '팀'이 어떻게 해야 승리할지가 중요하다." 1년차 때의 '초심' 그대로였다. 전성찬은 변함없는 '팀플레이어'였다.
부산=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