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성남전 앞둔 부산'언성히어로'전성찬"무조건 이긴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8-16 14:42



"앞뒤 가릴 때가 아니다. 무조건 많이 뛰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

17일 '친정' 성남전을 앞두고 부산 미드필더 전성찬이 필승의지를 전했다. 11경기 무승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남 출신 전성찬은 '팀플레이어'다.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이 "무조건 될 놈"으로 믿고 썼던 에이스다. 프로 1년차던 2011년 24경기에 나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김성환(울산)과 더블볼란치로 나서 성남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수원 사령탑으로 준우승했던 윤성효 부산 감독은 전성찬의 활약을 기억했다. 전성찬은 성실한 멘탈과 풍부한 활동량,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중원을 지배하며 성남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2012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 이후 거침없이 달리던 엔진이 멈춰섰다. 프로 입단 후 첫 시련이었다. 6개월여의 재활기간을 거쳐 2013년 여름 부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한동안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주전 미드필더 박종우가 떠난 올시즌 브라질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닐손 주니어, 김익현 정석화 홍동현 주세종 등 주전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낙담하지 않고 개인훈련을 통해 성실하게 '기회'를 준비했다.

10경기 연속 무승속, 사활을 건 서울과의 2연전에 윤성효 감독의 선택은 '언성히어로' 전성찬이었다. 올시즌 첫 선발이었다. 그라운드에 굶주린 전성찬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맹렬히 뛰었다. 리그 11경기 연속 무승, 서울전 2연패 후 선수들은 오기가 발동했다. 결연한 각오로 성남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전성찬은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결국 졌다. 서울전 이후 팀내에 더 끈끈함이 생겼다. '될 때까지 한번 해보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오기, 끈기도 생겼고,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했다. 끝없이 믿어주는 윤성효 감독을 향한 미안함도 크다. 서울전 직후 윤 감독은 쓰라린 속내를 꾹 억누르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 잘 쉬어라." 고개숙인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전성찬은 "2경기밖에 뛰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아마 감독님은 매경기 선수들을 이렇게 격려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전은 감독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도 승리하고 싶은 열망이 그 어느때보다 컸다. 감독님께 너무 죄송했다"고 고개숙였다. "감독님은 화 한번 안내시고 모든 걸 책임지시는데 짐을 덜어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됐다. 감독님은 '늘 믿는다'고 하시는데 우리는 자꾸 '패'를 드리게 되니까 이게 참, 미치겠다. 감독님이 더 이해해주시니 더 죄송하고, 선수들은 더 우러나서 뛰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정 성남전은 전성찬에게 같하다. 1987년생 동기생인 박진포, 김평래 등 '절친 87라인'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성남 캡틴' 김태환과도 친하다. "성남도 성적은 좋지 않지만, 스쿼드가 좋다"고 평가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앞뒤 가릴 때가 아니다. 경기장에서는 친구도 없다. 우리 공격진이 잘 해결해줄 것이다"라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성남전에서 필승 포인트은 체력 싸움이 될 것이다. 우리도 성남도 주중경기를 했기 때문에 결국 체력과 결정력 차이가 승부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시즌 초부터 부산 동료들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부산의 경기력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짚을 수 있는 선수다. "전반기때는 후반전에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후반전에 골을 먹고 비기는 모습이 많다. 체력적인 부분이 좀 떨어진 것같다"고 분석했다.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 자신이 해야할 역할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중앙에서 좀더 많이 뛰어서 전방에 있는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했다. "강하게 프레싱해 주고 리바운드 볼을 잡아주고 많이 뛰어주면 다른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안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서울전에서도 공격진을 여유롭게 해주고 싶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전성찬에게 성남 시절 '전매특허'였던 전방으로 찔러넣는 킬패스를 언급했다. "경기를 많이 뛰고, 감각이 올라가면 자신감에서 좋은 패스가 나오는 것같다. 그러나 프로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경기를 뛰면서 내 스타일을 찾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은 스플릿 리그까지 1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리그 11위에 머물러 있다. 전성찬은 '희생'과 '헌신' 두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90분을 거뜬히 뛸 수 있는 강철체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미드필더를 교체하면 아까운 카드를 낭비하는 꼴이 된다. 공격수를 하나 더 쓸 수 있도록 체력적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승점이 간절한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희생이 필요하다. 오직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하신다. 나는 그보다는 이 경기가 우리팀에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려 한다. 팀의 상황, 경기의 의미, '팀'이 어떻게 해야 승리할지가 중요하다." 1년차 때의 '초심' 그대로였다. 전성찬은 변함없는 '팀플레이어'였다.
부산=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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