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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8강]서울,부산에 연장혈투끝 승리 '윤성효 벽'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22:06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2014 17라운드 경기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서울 에스쿠데로의 역전골이 터지자 최용수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3/

"FA컵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서울이 4강에 올라간다면 4만~5만명의 팬들이 찾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13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펼쳐진 FA컵 8강전을 앞두고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4강행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은 1998년 우승 이후 좀처럼 FA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리그 우승도 했고, 아시아 챔피언도 했다. FA컵에선 불운했다. FA컵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많은 프로구단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가 있지만 FA컵은 아마추어, 프로구단을 총망라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암벌에서 수만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뜨거운 4강, 결승 혈투를 펼치고 싶다." '이유있는 야망'이었다. "30분씩 4번으로 쪼개 전술을 준비했다"고 했다. 120분 연장 혈투를 염두에 뒀다.

최 감독의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다. 서울이 윤성효 감독의 부산을 상대로 연장 대접전끝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1999년 이후 15년만에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초반은 부산의 분위기였다. 전반 2분만에 '여름사나이' 파그너의 골이 터졌다. 왼쪽라인을 달리던 한지호가 밀어준 킬패스를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39분 서울의 동점골이 터졌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킬패스를 윤일록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고, 골키퍼 이범영의 손을 맞고 튕겨나온 볼을 박희성이 질풍처럼 쇄도하며 마무리했다. 1대1, 전반을 마쳤다.

후반 16분 최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10일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부산전(2대0 승)에서 나란히 골맛을 본 에스쿠데로, 몰리나를 동시 투입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최 감독의 예상대로 양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부산은 수차례 결정적인 골찬스를 놓쳤다. 연장전반 4분 파그너의 패스에 이은 임상협의 슈팅이 옆그물을 맞았다. 연장전반 5분 김익현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은 유상훈의 선방에 걸렸다. 1분뒤 임상협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연장 전반 10분, '몰리나-에스쿠데로' 콤비가 드디어 터졌다. 몰리나의 영리한 패스를 문전 쇄도하던 에스쿠데로에게 연결됐다. 오프사이드를 의식한 부산 수비들이 주춤한 새 4강행 결승골이 터졌다. 결국 서울이 2대1로 승리했다.

서울의 FA컵 야망에 최 감독의 '동래고-연세대' 선배 윤성효 감독은 늘 '악연'이었다. 서울의 발목을 연거푸 잡았다. 2012년 16강전에서 서울은 윤 감독의 수원에게 0대2로 패했다. 지난해 8강전에서도 윤 감독의 부산에 1대2로 패했다. 반면 윤 감독은 명실상부한 'FA컵의 달인' '단기전의 귀재'다. 수원 감독 시절인 2010년 우승, 2011년 준우승했다. 2012년엔 8강에 올랐다. 부산으로 말을 갈아탄 2013년에도 어김없이 4강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 10일 부산전에서 승리를 거둔 최 감독은 "트라우마를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프로답게 심플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냥 한 팀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 2014년 FA컵 부산과의 8강전은 서울의 새역사가 됐다.

FC서울이 승리했다. 1999년 이후 16년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부산과의 2연전에서 2연승했다. 올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도 2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윤성효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상암벌이 FA컵 만원관중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부산=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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