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를 세계 무대로 이끌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에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사상 첫 16강행을 지휘했다. 나카타 히데토시, 이나모토 준이치, 도다 가즈유키 등 스타들도 이 시기에 배출됐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트루시에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독불장군식 지휘로 선수들과 대립을 반복했다. 일본축구협회도 골머리를 썩었다. 행사 불참은 예사였다. 협회와 J-리그 스폰서 기업을 비난하는가 하면, 선수 선발 명단 발표도 모두 협회 측에 떠넘긴 채 두문불출 했다. 가와부치 사부로 전 회장이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노해 트루시에 감독 경질을 수 차례 논의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본 인터넷매체 히가시스포웹은 13일 '일본축구협회가 하비에르 아기레 신임 감독 선임 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선수단에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는 아기레 감독의 스타일 때문이다. 다혈질 스타일인 아기레 감독이 선수단 뿐만 아니라 협회와도 대립을 일으키는 것 아닌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은 "아기레 감독에게 관련 사실을 제대로 전해 놓은 상태다. 그는 신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트루시에 감독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협회 관계자는 "트루시에 때는 매일 스폰서에 사과하러 다니는 게 일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아기레 감독도 트루시에 감독과 비슷한 것 아닐 지 걱정"이라고 근심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