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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강등 PO 악연' 상주-강원, 승부차기 끝 상주 승리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21:46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지면 그대로 끝인 FA컵, 그것도 4강의 길목에서 악연인 상주와 강원이 만났다.

두 팀의 악연은 지난해 시작됐다. 2013년 12월 K-리그 최초로 열린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상주는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자격으로 올라왔다. 강원은 K-리그 클래식 12위에 그치며 벼랑 끝 승부에 임하게 됐다. 상주에서 열린 1차전이 시발점이었다. 상주가 강원에 4대1로 승리했다.1차전 이틀 후 강원이 딴지를 걸었다. 상주의 백종환이 출전한 것을 문제삼았다. 백종환은 강원에서 뛰다 상주에 입대했다. 강원은 '상주 백종환이 상호 간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 풀타임을 뛰었다. 1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상주의 0대3 패배다'고 주장했다. 강원은 백종환이 임대선수인만큼 상호간의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조약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강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양팀은 2차전을 치렀다. 강원이 1대0으로 승리했다. 그렇지만 1,2차전 합계 4대2로 상주가 K-리그 클래식에 승격했다. 강원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 결론은 났지만 양 팀 사이에는 감정의 앙금이 남았다. FA컵 8강전에서 양팀의 격돌이 결정되자 다들 이번만큼은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동시에 혹시 다시 만날지도 모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었다. 올 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클래식 11위팀과 챌린지 준플레이오프 우승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는 3위팀과 4위팀간 단판 승부 승리팀이 2위팀과 맞붙는 구조다. 현재 상주는 클래식 8위, 강원은 챌린지 3위를 달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한 번 격돌할 수도 있다. 또 승리하면 양 팀 모두 역사를 쓸 수 있었다. 상주는 군경팀 최초, 강원은 챌린지 최초 FA컵 4강행이었다.

골깊은 감정만큼 경기는 팽팽했다. 서로 물러섬이 없었다. 경고도 많이 나왔다. 양 팀 합쳐 5개가 나왔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주심을 붙잡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서로 1골씩을 주고 받았다. 전반 33분 상주 권순형이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강원은 후반 18분 알미르가 호쾌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악연 대결의 결과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승부차기도 지겨울 정도로 팽팽했다. 상주의 홍정남과 강원 양동원 골키퍼가 선방을 거듭했다. 승부는 여덟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4-4 상황에서 홍정남은 강원 배효성을 막아냈다. 반면 상주의 마지막 키커 곽광선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상주를 4강으로 이끌었다.
상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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