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지면 그대로 끝인 FA컵, 그것도 4강의 길목에서 악연인 상주와 강원이 만났다.
동시에 혹시 다시 만날지도 모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었다. 올 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클래식 11위팀과 챌린지 준플레이오프 우승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는 3위팀과 4위팀간 단판 승부 승리팀이 2위팀과 맞붙는 구조다. 현재 상주는 클래식 8위, 강원은 챌린지 3위를 달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한 번 격돌할 수도 있다. 또 승리하면 양 팀 모두 역사를 쓸 수 있었다. 상주는 군경팀 최초, 강원은 챌린지 최초 FA컵 4강행이었다.
골깊은 감정만큼 경기는 팽팽했다. 서로 물러섬이 없었다. 경고도 많이 나왔다. 양 팀 합쳐 5개가 나왔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주심을 붙잡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서로 1골씩을 주고 받았다. 전반 33분 상주 권순형이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강원은 후반 18분 알미르가 호쾌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