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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만 경남 감독의 얼굴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벼랑 끝에 몰린 경남이다. 부진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올 시즌 원정 무승(4무5패), 15경기 연속 무승(9무6패) 등 참담한 기록을 떠안고 있었다. 연속 무승 기록은 2006년 팀 창단 이래 최다치를 훌쩍 넘었다. 대우로얄즈(현 부산)의 영광을 이끌었던 이 감독의 어깨를 짓눌렀다.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인천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라운드를 앞둔 이 감독의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넘쳤다. "인천이 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1승이 절실한 팀이다.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장탄식을 했다. "참담한 심정이다. 이제 더 내려갈 곳이 없다." 그는 "전반전엔 주도권을 쥐고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후반전 스리백이 흔들렸다. 4경기 연속 뛴 피로감이 있는 듯 하다. 변화를 줬지만, 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준 뒤 만회하고자 했는데 종료 직전 추가골까지 내줬다"며 "이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했다. 그동안 인천에 강했는데 이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이 감독은 "정말 힘들다. 선수 뿐만 아니라 지도자도 마찬가지"라며 "선제골을 내준 뒤 흐름이 처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변화와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