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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강등싸움, 태풍의 눈은 단연 인천 유나이티드다.
김 감독의 말대로 후반기 인천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새로운 선수가 더해진 것도 아니고, 4-2-3-1 포메이션에 변화를 준 것도 아니었다. 인천의 변화는 선수들로부터 나왔다. '새로운 인천의 킬러'로 자리매김한 진성욱(21)이 대표적인 예다. 진성욱은 울산전에 이어 전남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진성욱은 그전까지 7경기에 나와 한골도 넣지 못했다. 강등권에서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감독 입장에서 경험 부족한 21세의 공격수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 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진성욱의 재능을 믿었고, 진성욱은 2골을 터뜨리며 그 믿음에 보답했다. 어느새 '중원의 핵'으로 떠오른 김도혁과 공격본능이 넘치는 최종환 역시 김 감독의 꾸준한 믿음 속에 기대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의 돌풍이 무섭다.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하며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실 올시즌 인천은 김남일 한교원, 두 공수의 중심이 빠져나가며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다. 김 감독은 그 공백을 젊은 선수들로 메웠다.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더 참혹했다.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 감독이 피는 담배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선수탓을 하지 않았다. 묵묵히 기다렸다. 결국 선수들이 보답했다.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남전에서 김도혁과 이천수가 각각 경고누적과 계약문제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신 나선 선수들이 완벽히 공백을 메웠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그간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최하위에 있다보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첫 연승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지금부터가 승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어느 팀을 만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