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승기 "이제 '유리몸' 오명에서 벗어나야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7-27 17:14 | 최종수정 2014-07-28 07:10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2014 16라운드 경기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이승기가 후반 팀의 세번째골을 터뜨린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0/

전북의 '엔진' 이승기(26)가 지긋지긋했던 부상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이승기는 2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정말 안다치고 싶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올리는 것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고 팀을 우승시키는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2011년 신인상을 차지하며 K-리그의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이승기의 전북 생활은 '부상'을 빼 놓고 얘기할 수 없다. 2013년 전북으로 이적한 뒤 그는 두 시즌 동안 리그 3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광주에서 리그 40경기를 소화했던 2012년 한 시즌보다도 출전 경기수가 적다. 악령처럼 그를 따라다닌 부상 때문이다.

전북에서의 첫 시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이승기는 2013년 전북 입단 이후 3월 개막전부터 부상으로 결장했다.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20일간 치료에 전념했다. 이후에도 중요한 길목마다 그는 부상으로 신음했다. 그해 9월,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홍명보호에 발탁됐지만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다시 한 달 뒤, 그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이승기의 부상 공백은 컸다. 전북은 그해 10월 FA컵 결승에서 이승기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포항에 우승컵을 내줬다. 우승 경쟁을 다투던 리그에서도 미끄러지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에도 시즌 초반부터 쓰러졌다. 3월에 열린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허벅지를 다친 그는 6월 중순, 브라질월드컵 휴식기 중 가진 전지훈련에서 발목을 접질리며 7월 20일 열린 상주전에서 복귀하기까지 한 달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승기의 부상은 한 선수의 결장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의 존재감은 이미 동료들 사이에서도 정평 나있다. 이승기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전북의 신인 이재성은 "선배들이 우리 팀에는 '승기가 없으면 안된다'고 할 정도로 승기형의 역할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승기는 양발을 이용한 프리킥, 공격전개, 돌파에 이은 슈팅 등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금'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북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존재감만큼 부상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물론 전북 동료들도 이승기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결국 이승기는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부상 복귀전인 상주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올시즌 8경기만에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복귀하자마자 부상 공백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냈다.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그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승기는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경기수도 많아지고 열심히 하려다보니 부상을 많이 했다. 동료들이 '유리몸'이라고 놀린다. 이제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연습때도 밟히거나 차이면 정말 아픈데 이런 모습조차 동료들에게 보여주기 싫다. 이전보다 더 투혼을 발휘해 팀의 우승을 위해 달릴 것"이라며 의지를 재차 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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