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의 MSN 트리오는 성공할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7-22 07:22


사진출처=바르셀로나 홈페이지

말그대로 '꿈의 공격진'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1일 7500만파운드(약 1320억원)에 루이스 수아레스를 영입하며 남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 세 명을 거느리게 됐다.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 이른바 'MSN 트리오'로 불리며 많은 기대를 낳고 있다. 객관적으로만 놓고보면 역대 최강의 조합이다. 세 선수 모두 개인기 뿐만 아니라 패싱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다. 득점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메시는 존재하는 모든 득점기록을 경신했으며, 수아레스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이다. 네이마르 역시 브라질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호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는 "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는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닌 선수들이다. 이들이 함께 뛴다면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과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을 거쳐 완성된 바르셀로나 고유의 스타일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모두 그라운드 위에 내세우고 바르셀로나의 철학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아레스의 영입은 바르셀로나가 팀적으로 위대한 축구를 구현할 수 있는 선수보다는 개인적으로 뛰어난 천재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린 셈이다"고 꼬집었다. 크루이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세 선수 모두 주연에 익숙한 선수들이다. 자칫하면 시너지 효과 보다는 불협화음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일단 루이스 엔리케 신임 감독은 세 선수를 보유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엔리케 감독은 "수아레스 영입을 통해 완성된 네이마르, 메시와의 공격 조합에 상당히 만족한다. 이 세 명이 공격진에 배치된다면 위협적일 것이다"고 밝혔다. 활용법에 대해서도 힌트를 제시했다. 엔리케 감독은 "항상 우리의 경기 스타일을 고수해야 한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기존의 4-3-3에서 약간의 변화를 암시한 셈이다.

스페인 언론은 엔리케 감독이 메시를 활용한 제로톱 대신 세 선수가 역삼각형으로 포진한 형태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아레스와 네이마르가 투톱처럼 움직이고, 그 밑에서 메시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형태다. 이 전술의 키포인트는 역시 메시다. 메시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이와 같은 전술에서 활약했다. 메시는 전성기와 비교했을 때 신체능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물론 중요한 순간에 터뜨리는 폭발력과 날카로움, 해결사적 면모는 여전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와 치열하게 경합해야 하는 최전방에서 뛰기에는 역동성이나 체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2선에서 움직이는 것이 메시를 더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패스능력도 뛰어난 메시기에 2선에서 창조적인 공격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때에 따라서 수아레스, 네이마르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에 혼란을 줄수도 있다.

공격진이 달라짐에 따라 미드필드진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엔리케 감독은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MSN트리오의 수비가담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서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유력하다. 그간 바르셀로나 중원의 핵으로 활약한 사비 에르난데스는 미국행이 유력하고,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첼시로 이적했다. 이니에스타와 부스케츠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이반 라키티치의 영입은 바르셀로나 중원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MSN 트리오의 공존은 11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월드컵 8강 콜롬비아전서 척추 골절상을 입어 시즌 초반 경기에 결장할 것으로 보이고, 수아레스는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조르조 키엘리니를 깨문 후 받은 징계로 올 10월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과연 바르셀로나의 MSN 트리오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다음시즌 유럽축구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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