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낫지 않은 김신욱 첫 출격, 월드컵 통해 더 성장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7-16 21:40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가 27일 (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김신욱과 벨기에의 롬베르츠가 치열한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27/

"상황에 따라 20~30분 투입할 예정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고공 폭격기' 김신욱(26)의 출전을 예고했다.

16일 FA컵 16강전에서 성사된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현대家 더비'. 이날 김신욱은 1-2로 뒤지던 후반 18분 교체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기 첫 출격이었다. 몸 상태는 70% 수준이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각)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0대1 패)에서 당한 오른발목 인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팀에는 김신욱이 필요했다. 울산은 후반기 K-리그 클래식 세 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추락 중이었다. 김신욱은 울산 공격력 부활의 열쇠였다.

김신욱은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는 주치의의 판정을 14일 받았다. 15일, 단 하루 훈련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뒤 전북전에 나섰다. 경기 전 조 감독은 "신욱이의 발목이 완쾌되지 않았다. 그래도 신욱이가 들어갈 정도면 승부를 내려고 하는 것이다. 적극성을 보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신욱의 존재감은 5분 만에 폭발했다. 끌려가던 분위기를 180도 전환시켰다. 후반 23분에는 김신욱이 아크 서클에서 카사에게 찔러준 킬패스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신욱의 효과는 높은 제공권만이 아니었다.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냈다. 김신욱을 막기 위해 두 명의 수비수가 붙다보니 측면 공격과 몬테네그로 대표 카사의 움직임이 살아났다. 조 감독이 바라는 공격의 모습이었다. 짧은 출전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김신욱은 팀의 1대2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신욱의 올시즌 목표는 이제 클래식 우승과 득점왕밖에 남지 않았다.

김신욱은 월드컵을 통해 '완전체 공격수'로 거듭난 모습이었다. 헤딩은 이미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탈아시아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몸 싸움이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월드컵에서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국내 선수들보다 체격조건이 좋은 알제리, 벨기에 수비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가치는 상승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그를 노리고 있다. 이날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히어 이즈 더 시티'는 '김신욱은 한국의 피터 크라우치다. 1m96의 큰 키를 가진 타깃맨이고 항상 EPL 팀의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세 시즌 동안 48골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이 후반 2골을 만회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미 에버턴의 관심을 받은 바 있고, 퀸즈파크레인저스로의 이적이 이상적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가시적인 유럽 팀의 영입 제안은 없었다. 공식 제안 문서가 온다고해도 김신욱에게는 걸림돌이 있다. 병역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보니 그동안 완적 이적보다 임대 제안이 오곤 했다. 김신욱은 임대로는 유럽으로 가고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둥지를 옮길 때 옮기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또 유럽에서 임대신분의 아시아 선수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 빠른 시간 안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경우 벤치신세가 길어질 수 있다.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이광종호의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로 뽑혀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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