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전]태극전사 투혼, 브라질에 울린 '꼬레이아'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27 06:52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가 27일 (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김신욱이 벨기에의 반 바이텐과 치열한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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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벨기에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이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 '꼬레이아'가 울려펴졌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1397명의 브라질 축구팬들이 한국에 보낸 함성이다. 전반 15분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이 강한 공격을 거세게 몰아가자 경기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중거리 슈팅이 벨기에의 골키퍼 쿠르투아의선방에 막혔고 계속된 코너킥 공격에서 이청용(볼턴)의 슈팅이 나왔다. 이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1위을 순간 압도하는 모습에 브라질축구팬들도 매료됐다. 그리고 포르투갈어로 한국을 의미하는 '꼬레이아'를 외쳤다.

브라질 축구팬들은 내편, 네편이 없다. 경기를 재미있게 하는 팀을 응원한다. 전반 15분에 나온 '꼬레이아' 외침은 한국이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벨기에에 볼점유율에서 47대53으로 밀렸다. 그러나 브라질팬들이 한국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 이유는 벨기에를 압도하는 투지 때문이었다. 한국은 벼랑끝에 몰려있다.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다. 알제리전 전반에 무기력하게 3골을 헌납했던 모습은 잊은지 오래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벨기에가 공을 잡으면 전방부터 압박을 가했다. 수비시에는 과감한 태클로 상대의 빠른 공격을 돌려 세웠다. 태극전사들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벨기에를 몰아 세우자, 브라질축구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분위기가 일순간에 바뀌었다. 후반 33분, 한국이 얀 페르통언(토트넘)에게 선제골을 내준 순간이다. 한국을 응원하던 브라질 팬들을 벨기에의 선제골이 터지자 이마저도 기뻐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이 승부에서는 졌다. 후반 33분 통한의 실점을 허용했다. 16강의 꿈도 좌절됐다. 그러나 마지막 기적을 향한 투지만큼은 입맛이 까다로운 브라질 축구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가 27일 (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골키퍼 김승규가 벨기에 베르통언에게 골인을 허용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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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붉은악마'간의 응원 대결도 백미였다. 12번째 태극전사인 붉은 악마가 '원조' 붉은 악마인 벨기에 팬들과의 장외 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부터 양팀 축구 팬들은 응원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에서 날아온 축구팬들과 상파울루 등 교민이 가세해 4000여명의 대형 응원단을 조직한 붉은 악마는 경기가 열리기 2시간 전부터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 경기장 주변에서 붉은 응원을 주도했다. 북과 꽹과리, 장구 등을 이용한 사물놀이 가락이 흘러나오자 '대~한민국'이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벨기에의 응원단 규모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3000여명의 벨기에 팬들이 '황금세대'를 맞이한 벨기에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벨기에 응원단은 한국과 달리 '각개전투'를 펼쳤다. 벨기에 국기 모양을 얼굴에 그리고, 특이한 가발을 썼다. 마루안 펠라이니(맨유)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따라한 듯 했다. 경기가 시작되기전 붉은악마들은 함성 대결을 펼쳤다. 경기장 왼편에 자리잡은 한국의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벨기에의 붉은악마도 응원가로 화답했다. 이들의 응원 대결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휘슬과 동시에 더욱 뜨겁게 달아 올랐다. 전반 17분 양팀이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자 붉은악마가 먼저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벨기에의 원조 붉은 악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응원가로 맞대응을 하며 붉은 물결을 만들었다. 붉은 악마간의 응원 대결도 한순간에 분위기가 역전됐다. 벨기에의 선제골이 터지자 한국의 붉은 악마는 힘을 잃었다. 반면 벨기에의 원조 붉은악마는 응원가를 지속적으로 외치며 조별리그 3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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