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박축구'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유행했다. 세계축구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술 완성도가 떨어져 압박축구는 수비 중심의 축구로 대변됐다. 시대가 변했다. 이젠 압박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무턱대고 우르르 달려들어 볼을 빼앗지 않는다. 효율적인 압박이 가해진다. 전제조건은 90분간 공간을 지배할 수 있는 강철 체력이다.
왼쪽 측면에서는 아길라르를 비롯해 좌측 윙어 안드레스 과르다도, 좌측 미드필더 라윤의 협력 플레이가 이뤄졌다. 브라질의 다니엘 알베스와 하미레스를 지워냈다. 왼쪽 윙백 엑토르 모레노의 수비는 한층 쉬워졌다. 주목할 점은 브라질을 괴롭히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볼소유권을 확실히 따냈다.
더 돋보였던 점은 스트라이커들의 압박이었다. 포어체킹(전방 압박)은 미드필드로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을 줄여준다. 패스줄기도 제한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날 투톱으로 나선 도스 산토스와 오리베 페랄타는 후방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데 힘을 쏟았다. 브라질의 첫 슈팅이 전반 10분 만에 나왔다는 것은 멕시코가 압박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는 방증이었다.
|
'중거리 슛' 전략도 폈다. 브라질의 포백 수비라인은 공격 시 스리백으로 변환되지만, 수비 시에는 빠른 공수전환으로 포백이 금새 갖춰진다. 멕시코는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하던 브라질의 포백 수비라인은 뚫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중거리 슛 전략으로 돌아섰다.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는 슈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의 훌리오 세자르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도 눈부셨다. 슈퍼 세이브를 네 차례나 기록했다. 이날 오초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