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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스페인, 우루과이, 일본, 공통점은 역전패의 희생양이다.
뚜껑이 열린 조별리그, 불변의 진실은 축구는 90분 경기라는 점이다. 상식이지만 기본을 잊을 때가 꽤 있다. 태극전사들이 꼭 기억해야 할 대명제다. 첫 결전이 열리는 쿠이아바는 아마존 남부의 고온다습한 기후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이 전지훈련 캠프로 미국 마이애미를 선택한 것도 이런 기후에 대한 적응 때문이다. 해안가에 위치한 마이애미의 6월도 덥고 습하다. 그러나 브라질의 기후는 예상보다 더 높은 벽이다.
1차적으로 90분, 힘의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러시아는 철저하게 밀도높은 조직력 축구를 구사하다. 수비를 탄탄히 한 후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지공 플레이'의 대명사다. 태극전사들도 흔들림없는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무리수를 둘 경우 추가 무너질 수 있다. 낭패를 볼 수 있다. 선제골을 넣어도, 허용해도 서두르면 안된다.
축구는 결국 흐름의 싸움이다. 골을 넣어야 할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아니면 위기가 찾아온다. 네덜란드에 1대5로 대패한 스페인은 1-0으로 앞선 전반 42분 다비드 실바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니에스타의 킬패스가 실바의 발끝에 걸렸다. 1대1이었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에게 걸렸다. 그리고 2분 뒤 판페르시의 동점골이 터졌다. 델 보스케 감독은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는데 실바의 실수와 함께 1-1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90분, 한국은 물론 러시아에게도 기회는 꼭 온다. 어느 팀이 살리느냐에 명암은 엇갈린다. 찬스를 살려야 웃을 수 있다. 동시에 아쉬움도 사치다. 찬스를 허공으로 날릴 경우 수비는 더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팀이 마지막에 웃는다. 각 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드러난 만고의 진리다.
홍명보호가 쿠이아바에 입성했다. 어제의 눈물은 중요하지 않다. 브라질월드컵은 딴 세상이다. 강력한 의지보다 냉정한 지혜가 필요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