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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브라질 예측불허 연속, 홍명보호 경기는 90분이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16 06:34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캠프인 이과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 도착해 첫 훈련에 돌입했다. 홍명보 감독이 패스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과수 베이스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후 18일(한국시간) 꾸이아바로 이동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과수(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2/

크로아티아, 스페인, 우루과이, 일본, 공통점은 역전패의 희생양이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에 1대3, 스페인은 네덜란드에 1대5,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에 1대3,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에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13일(이하 한국시각) 막이 오른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반환점을 돌았다. 예측불허의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선제골을 넣어도 안심할 수 없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부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맨 마지막 조인 H조에 포진한 홍명보호는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첫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뚜껑이 열린 조별리그, 불변의 진실은 축구는 90분 경기라는 점이다. 상식이지만 기본을 잊을 때가 꽤 있다. 태극전사들이 꼭 기억해야 할 대명제다. 첫 결전이 열리는 쿠이아바는 아마존 남부의 고온다습한 기후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이 전지훈련 캠프로 미국 마이애미를 선택한 것도 이런 기후에 대한 적응 때문이다. 해안가에 위치한 마이애미의 6월도 덥고 습하다. 그러나 브라질의 기후는 예상보다 더 높은 벽이다.

1차적으로 90분, 힘의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러시아는 철저하게 밀도높은 조직력 축구를 구사하다. 수비를 탄탄히 한 후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지공 플레이'의 대명사다. 태극전사들도 흔들림없는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무리수를 둘 경우 추가 무너질 수 있다. 낭패를 볼 수 있다. 선제골을 넣어도, 허용해도 서두르면 안된다.

무너진 일본이 교훈을 제시했다. 힘의 분배에 실패했다. 전반 16분 혼다가 선제골을 터트린 후 흥분했다. 전반 오버페이스를 하는 바람에 후반 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개인기를 앞세워 기존의 틀을 유지했고, 후반 16분 드로그바가 투입된 후 시너지효과가 나타났다. 한국도 러시아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탈출구는 없다.

축구는 결국 흐름의 싸움이다. 골을 넣어야 할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아니면 위기가 찾아온다. 네덜란드에 1대5로 대패한 스페인은 1-0으로 앞선 전반 42분 다비드 실바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니에스타의 킬패스가 실바의 발끝에 걸렸다. 1대1이었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에게 걸렸다. 그리고 2분 뒤 판페르시의 동점골이 터졌다. 델 보스케 감독은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는데 실바의 실수와 함께 1-1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90분, 한국은 물론 러시아에게도 기회는 꼭 온다. 어느 팀이 살리느냐에 명암은 엇갈린다. 찬스를 살려야 웃을 수 있다. 동시에 아쉬움도 사치다. 찬스를 허공으로 날릴 경우 수비는 더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팀이 마지막에 웃는다. 각 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드러난 만고의 진리다.

홍명보호가 쿠이아바에 입성했다. 어제의 눈물은 중요하지 않다. 브라질월드컵은 딴 세상이다. 강력한 의지보다 냉정한 지혜가 필요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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