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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집트 국제축구연맹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감독 홍명보가 걸어온 길이다.
광저우에서도 희비의 쌍곡선을 그린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극적이었다. 결승 진출 문턱인 4강전에서 아랍에미리트를 만나 연장 혈투 끝에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아팠다. 홍 감독은 당시 사령탑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까지 했다. 반전이 있었다. 이란과의 3~4위전은 그의 시계를 다시 돌려 놓았다. 1-3으로 뒤진 후반 33분 갱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11분간 3골을 터트리며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사상 첫 올림픽 신화를 쓴 런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승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홍명보호는 8강전에서 개최국 영국과 맞닥뜨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였다.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하며 '축구 종가'를 정복했다.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0대3로 완패하며 기세가 꺾였다. 동메달결정전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다. 모아니면 도였다. 일본에 패할 경우 공든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었다. 벼랑 끝에서 동메달 기적을 빚었다. 일본을 2대0으로 꺾고 한국 축구의 새 장을 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13일 개막된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8일 오전 7시)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시작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걸어온 길을 잊지 않았다. 브라질에서 또 한 번 그들의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