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홍명보호, 가나전서 '가짜번호' 다는 이유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09 11:04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튀니지와 평가전을 펼쳤다. 경기 전 선발 출전하는 베스트 일레븐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5.28

"전력을 모두 감출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가나전에 나서는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생각이다.

실제로 그렇다. 지난해 12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일정이 확정됐다. 32개국 모두 지난 6개월 간 상대국 전력 분석에 열을 올렸다. 비디오 영상 분석 뿐만 아니라 실제 경기장을 찾아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았다. 홍명보호 역시 안톤 두샤트니에, 데니스 이와무라 전력분석 코치를 유럽으로 1주일 간 출장 보내 본선 상대국인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전력을 분석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상대의 플레이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쉽게 사용하는 '연막작전'은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꿔 다는 것이다. 상대국 입장에선 익숙하지 않는 선수 얼굴보다는 등번호를 기억하기 마련이다. 전력 노출을 감추고자 하는 팀들은 등번호를 바꿔 가면서 혼란을 주는 방법을 택한다. 한 발짝 나아가 세트피스 전담 키커를 바꾸거나 형태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택한다.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가나전에 나서는 홍명보호는 전력노출을 감수해야 한다. 본선 최종전 상대인 벨기에가 전력분석관을 마이애미에 파견하기로 했다. 벨기에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알제리 역시 홍명보호의 가나전 내용과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홍 감독이 택한 '연막작전'은 등번호 변경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9일 "월드컵대표팀의 전력 노출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가나전에 나서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모두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튀니지전에서도 '가짜 등번호'를 달고 뛴 바 있다. 이번 가나전에서도 브라질월드컵 본선 당시 선수들이 달고 뛸 번호 대신 다른 번호를 단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비게 된다. 대표팀 관계자는 "벨기에 전력분석관이 마이애미 현지를 찾은 게 '가짜번호'를 다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가나전 이튿날 마이애미를 출발, 12일 브라질 이구아수에 입성한다. 이구아수에서 최종 점검을 마친 뒤 쿠이아바로 이동, 18일 러시아와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