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간 한달, 박주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5-29 11:26


ⓒAFPBBNews = News1

천당과 지옥을 오간 지난 한달이었다.

처음에는 비운에 울었다. 월드컵행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독일 무대에 진출한 박주호(마인츠)는 분데스리가에 손꼽히는 왼쪽 윙백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박주호는 시즌 막바지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위에 생긴 염증이 악화돼 독일에서 세차례에 걸쳐 염증 부위의 고름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당초 2주면 회복될 것이라 했지만, 예상보다 치료기간이 길어졌다. 구단의 배려로 지난달 28일 귀국한 박주호는 재진단을 받은 후 한국에서 봉합 수술을 다시 받았다.

하지만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았다. 6월 초에야 정상훈련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최종 엔트리 하루 전날인 7일 박주호를 만나 몸상태를 체크했다. 결국 탈락을 결정했다. 홍 감독은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박주호였다. 정확한 상태는 아직까지도 10%도 아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밥도 풀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의료진은 전체적인 기간을 봤고, 얼마만큼 할 수 있을 지 논의를 했다.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부상 재발도 걱정을 했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팀을 이끌어오면서 박주호가 브라질행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는 한번도 예상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아쉬워했다.

박주호 입장에서는 충격이었다. 4년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본선행 직전에 울었던 그다. 이번만큼은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며 '월드컵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일본에서 잔류 요청을 뒤로 하고 스위스 리그로 진출했던 것도, 스위스 적응 후 거친 독일 무대로 옮겼던 것도 모두 월드컵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부상이 생갭다 아물지 않자 직접 한국행을 결정했던 것도 박주호였다. 월드컵에 대한 박주호의 간절함을 잘 알고 있는 마인츠도 그의 한국행을 선뜻 허락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의 탈락이었다.

결국 신은 박주호의 노력을 외면하지 않았다. 몸을 만들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박주호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월드컵행에 성공했다. 한달간 마음고생을 브라질땅에서 모두 쏟아내길 기대해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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