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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女대표팀,윤덕여 감독"고개 숙일 필요없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23 16:57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공격수 전가을이 22일 밤 펼쳐진 베트남여자아시안컵 4강전에서 호주 수비를 ?燦爭뻗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서혜민)

"고개 숙일 필요 없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다."

22일 밤(한국시각) 베트남 여자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디펜딩챔피언' 호주에 1대2로 분패한 직후,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낙담한 선수단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한경기 졌다고 고개 숙일 필요 없다.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했다. 이틀간 준비를 잘해서, 25일 중국전(3-4위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

2003년 태국대회 3위를 넘어 역대 최고 성적, 사상 첫 결승행을 노렸던 여자대표팀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일전이었다. 이틀간격으로 이어진 조별리그 강행군 속에 몸은 무거웠지만, 정신력 만큼은 그 어느때보다 강인했다. '캡틴' 조소현(현대제철)부터 '막내' 여민지(스포츠토토)까지, '최전방' 박은선(서울시청)부터 '최후방' 김정미(현대제철)까지 '필사즉생'의 각오로 똘똘 뭉쳤다.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소속팀과의 합의에 따라 팀에 조기복귀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16골을 터뜨린 여민지 전가을 유영아 김나래 권하늘의 공격진은 머리 하나는 더 큰 호주 선수들을 상대로 뜨거운 투혼을 불살랐다.

전반 17분 유영아가 수비수 2명을 벗겨낸 후 맞은 1대1 찬스에서 노려찬 볼이 호주 골키퍼 리디아 윌리엄스의 손에 걸렸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반 22분 중앙수비수 임선주가 골키퍼 김정미와 충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또다시 호주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후반 1분 수비라인이 흔들린 틈을 타 카트리나 고리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7분만인 후반 8분 한국의 짜릿한 동점골이 터졌다. 김나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영리한 드리블로 호주 미드필더 헤이만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WK-리그 득점퀸' 박은선이 오른쪽 구석을 노려 침착하게 깔아찬 슈팅은 골망 구석에 꽂혔다. 박은선은 6호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득점 단독 1위에 우뚝 섰다.

그러나 후반 20분 이후 체력과 스피드에서 앞선 호주를 막지 못했다. '디펜딩챔피언'다운 강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결국 후반 3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엘리스 켈론드 나이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1대2로 패했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호주는 충분히 승리할 만한 조건을 갖춘 팀이었다. 호주의 힘과 스피드에 고전했다. 내년 월드컵에 나가서 호주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인을 묻는 질문에 "지난 경기들에 비해 공격력이 안 좋았다기보다는 호주가 우리 팀을 잘 연구하고 적절히 대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소연의 공백에 대해서는 "(지)소연이가 없어서 공격이 잘 안 풀렸다기보다 찬스를 잘 못 살렸고, 호주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수비의 중심' 임선주의 예기치 않은 부상은 악재였다. "(센터백 임선주의 부상으로) 교체카드를 빨리 쓴 부분은 아쉽다. 다만 오늘 경기를 통해 우리선수들이 배운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힘과 스피드가 있는 팀을 만났을 때를 대비해 체력, 기술 모두를 복합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한경기 졌다고 고개 숙이지 마라"는 말로 격려했다.

한편 이날 전반 22분 골키퍼 김정미와 충돌하며 교체된 임선주의 부상은 우측반월판(무릎쪽 연골) 손상으로 알려졌다. 25일 펼쳐지는 3-4위전 중국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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