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12년만에 여자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WK-리그 득점퀸' 박은선(서울시청)과 '지메시' 지소연(첼시레이디스)이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지소연은 지난 13일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했다. 발맞출 시간이 충분치 않았지만, 첫 미얀마전부터 성공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12대0 대승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2차전 극단적인 수비로 맞선 태국을 상대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낸 것 역시 '박은선-지소연' 라인이었다. 전반 11분 박은선의 택배 크로스가 떠오르자 지소연의 헤딩 선제골이 작렬했다. 지소연은 미얀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제골을 기록했다.'박-지' 라인은 미얀마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합작했다. 지소연은 박은선의 도움에 힘입어 한국 여자선수 첫 A매치 30호골을 신고하는 기쁨도 누렸다. 지소연은 15세때인 2006년 10월 30일 피스퀸컵 캐나다전에서 데뷔해 11월30일 도하아시안게임 대만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태국전에서 61경기만에 여자선수 최초 30골 고지에 올랐다.
1분 뒤 박은선의 쐐기골이 터졌다. 해트트릭의 전조였다. '캡틴' 조소현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손을 맞고 튕겨나오자마자 질풍처럼 쇄도했다. 오른발로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분 박은선은 수비수를 2명을 벗겨내며 반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킬러 본능을 뽐냈고, 후반 39분 조소현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통렬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미얀마전 2골에 이어 태국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총 5골로 중국 양리와 함께 득점랭킹 1위에 우뚝 섰다. 2005년 중국아시안컵 이후 10년만에 다시 선 A매치 무대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윤덕여호의 전력은 자타공인 '역대 최강'이다. '박은선-지소연' 뿐 아니라 조소현 전가을 박희영 여민지 권하늘 김나래 등 슈팅력, 연결력, 결정력을 두루 갖춘 공격자원이 즐비하다. 특히 주장 조소현은 이번 대회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미얀마와의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태국과의 2차전에도 날선 킥으로 4대0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박은선의 3골 중 2골은 조소현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12분 박은선의 골은 조소현의 중거리 슈팅에서 시작됐고, 후반 39분 4번째 골 역시 조소현의 정확한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신구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윤덕여호의 목표는 단순히 월드컵 본선행이 아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 삼고 있다. 2003년 태국대회 3위가 최고 성적이다.이번 대회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 3월 키프러스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 3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 2경기에서 16득점,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2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한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2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자만하지 않았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강조했다. 우승을 향한 첫 진검승부는 19일 오후 9시15분(한국시각) 펼쳐지는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이다. 브라질월드컵에 쏠린 관심을 부러워하기보단 캐나다여자월드컵을 향한 관심을 스스로 이끌어낼 작정이다. 지소연도, 조소현도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나서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