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EPL, 승자는 맨시티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5-13 07:31


우승컵을 든 맨시티 선수들. ⓒAFPBBNews = News1

매 라운드가 혼돈이었다. 끝까지 어디로 튈지 몰랐다.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역사상 최고의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맨유의 몰락

시즌 내내 이슈메이커는 맨유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했다. 신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첫 시즌이었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이었다. 에버턴을 11년간 지도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맨유에 맞는 감독은 아니었다. 지나치게 수비적이었다.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낸드 등 팀의 주축 선수들과의 사이도 좋지 않았다. 팀은 흔들렸다. 리버풀, 맨시티, 에버턴에게 홈과 원정에서 모두 졌다. EPL 출범 후 처음이었다. 스완지시티와 웨스트브롬위치 등에게도 홈에서 처음으로 졌다. 2001년 이후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맨유는 7위로 시즌을 마쳤다. 1994~1995년 이후 19년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했다. 물론 유로파리그(UEL)에도 나서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결국 맨유는 모예스 감독을 '잘랐다'. 후임 감독으로는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A대표팀 감독이 유력하다.


스티븐 제라드 ⓒAFPBBNews = News1
제라드의 눈물

리버풀은 꿈에 부풀었다. 그동안 중위권에서 머물러 있던 리버풀은 맨유가 빠진 빅4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시즌 내내 선두권 경쟁을 펼쳤다.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은 팀에 패싱 축구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루이스 수아레스 조련도 마쳤다. 수아레스는 올 시즌 큰 사고를 치지 않고 축구에 매진했다. 다니엘 스터리지, 라힘 스털링과 함께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101골을 터뜨리며 리그를 호령했다. 34라운드에서 맨시티를 3대2로 격파하는 등 시즌 막판 11연승 행진을 달렸다. 우승컵을 거의 거머쥐었다. 하지만 36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조제 무리뉴 감독의 역습에 말리며 0대2로 졌다. 정신적 지주 스티븐 제라드는 전반 종료 직전 최악의 실수를 범하며 첼시에게 결승골을 내주었다. 37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3-0으로 앞서다 내리 3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머물렀다. 사실상 우승 실패였다. 16시즌동안 리버풀에서 활약한 제라드는 끝내 좌절의 눈물을 흘렸다. 리버풀은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맨시티의 더블

우승은 맨시티였다. 27승5무6패. 승점 86으로 최정점에 섰다. 리버풀을 승점 2점차로 따돌렸다. 이것으로 맨시티는 2011~2012시즌 이후 2시즌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EPL출범 후 2번째, 통산 리그 4번째 우승컵이다. 캐피털원컵(리그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우승까지 쉽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 아스널에게 선두자리를 내주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를 병행하면서 체력 저하 문제도 겪었다. 한 때 우승권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이 때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나섰다.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며 어깨를 다독였다. UCL 16강에서 바르셀로나에게 진 뒤 집중력을 발휘했다. 리그 막판 5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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