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역대 최강 전력 아니지만 최고의 팀 되겠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5-08 11:47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식이 8일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렸다. 단상에 앉은 홍명보 감독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파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08/

"역대 대표팀 중 최강은 아니지만 최고의 팀이 되겠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인의 태극전사가 공개됐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8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브라질 여정을 함께 할 23인의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다.

홍 감독은 7일 오후 늦게까지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하며 최종 명단을 꾸리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90%의 명단을 결정해 놓고 1~2자리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 깜짝 발탁은 없었고 깜짝 탈락은 있었다. 부상 중인 박주호(마인츠)가 탈락하고 윤석영(QPR)이 최종엔트리에 합류했다. K-리그에서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명주(포항) 브라질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23인의 태극전사 발표에 앞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을 떠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린 홍 감독은 차분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온 힘을 다겠다. H조 상대팀이 젊지만 빠른팀이라고 평가를 할 것 같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 최강 전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 역대 대표팀 멤버와 비교해 연령이 낮아져지만 연령에 비해 경험이나 재능은 뒤지지 않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박주호와 이명주의 대표팀 탈락에 대해서는 "부상 재발 가능성이 있었고 아직 상처가 남아있어 박주호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이명주는 1월 전지훈련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요구했는데 결국 선택받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뛰는 포지션대로라면 공격수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홍 감독의 일문 일답.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홍명보의 아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올림픽이 끝나고 그 선수들을 다 잊었다. 김창수는 마지막까지도 고심을 했던 선수가 맞다. 지난주에 일본에 가서 코칭스태프와 전체적으로 논의를 했다. 전혀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홍명호의 아이들이라고 하는데 한번 경험을 했다는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2014년 월드컵을 위해서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할 것이다.

-유럽파의 부상 및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다. 훈련 초점은?

유럽에서 부상으로 일찍 귀국한 선수들은 구단과 상의해 본인들의 선택이었다. 우리는 강효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 선수들이 후보군에 있기에 도와주는게 당연했다. 박주호도 의료팀의 최고의 서비스를 원했지만 결과적으로 뛰지 못한게 아쉽다. 이 선수들은 소집이 되고 난 뒤부터 훈련에 지장이 없다. 경기력 측면은 남은 기간동안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부상 선수들의 회복이 충분히 가능한가

5월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21일에 얼마만큼 많은 선수들이 비슷한 컨디션에서 훈련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때 훈련을 하는데 부상 선수들은 지장이 없다. 김진수는 오늘 아침까지 연락을 받았는데 MRI 상으로 이상이 없다는 소속팀 의료진의 답변을 받았다

-곽태휘, 김창수, 하대성, 황석호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곽태휘는 스쿼드 중에서 가장 경험이 많다. 월드컵에 대해서 곽태휘와 충분히 얘기했다. 경기 출전 여부는 모르지만 요구하는 역할은 본인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했다. 지금 스쿼드에서는 곽태휘도 중요한 선수고,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 김창수는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는 걸 확인했다. 하대성은 기성용의 대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황석호는 오른쪽 풀백도 가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제공권이 필요하면 황석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충분히 기용할 수 있다.

-박주영의 '황제 훈련' 논란과 발탁 배경은

많은 분들이 박주영에 대해 특별히 훈련 환경을 제공한게 아니냐고 했는데 사실과 다르다. 어떤 선수든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선수는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박주영에게 특별히 제공을 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박주영이기에 그런 지적을 하는 것 같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량에 있는 선수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경험을 배제시킬 수 없다. 대한민국 공격수 중에서 박주영을 대체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선수를 테스트해봤다. 박주영이 팀원과의 관계에서도 문제 없다고 판단해 선발했다.

-예비 명단 후보군에 올라 있는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할 것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른다. 실망감이 클 것이라 예상하지만 개인적으로 모두 통보할 계획이다.

-가장 힘든 도전을 펼칠 것이라는 발언 배경은

일반적으로 나와있는 전력을 봐도, 쉽게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도전을 통해서 새로운 성공을 위해서 나가야 한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혹독하게 훈련해서 본선에서 한 팀으로 나가야 하는게 가장 필요하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리그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귀국을 하는게 합당한가

선수와 해당 구단간 관계다. 기성용의 경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서 해야 할 의무도 있고, 책임도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리그에 뛰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하는게 많다.

-골키퍼 선발 배경은

K-리그를 계속 봤는데 뽑을 선수가 없다고 하는건 그 선수들에게 실례다. 골키퍼 포지션 경쟁력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썼다. 그 자체적으로 선수들에 대한 서로간의 실력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겸손함을 두고 판단했다. 경쟁도 중요하지만 포지션별로 개개인 판단을 한 건 맞다.

-H조 경쟁팀들이 한국 최종 명단을 본 뒤 전력을 어떻게 파악할 것 같나

젊은 팀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렇지만 경험이 없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리그에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 상대팀에서 선수들을 얼마나 파악할지 모르지만 젊고 빠른 팀으로 판단할 것 같다.

-대표팀의 주장은?

머릿속에 생각은 하고 있지만 발표하기는 시기가 이르다. 그 선수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다 소집이 된 뒤 발표하겠다.

-월드컵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부담감을 덜어줄 방법은

선수로서 월드컵 출전을 해봤지만 부담을 안갖는건 불가능하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항상 부담은 갖고 있다. 부담감이 나쁘지는 않다. 선수들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서 힘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사고를)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희망을 되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년 동안 성장을 통해 발탁된 선수는

1년 이전부터 봐왔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2~3년 전부터 저와 같이 했던 선수들은 평가를 할 수 있었다. 1~2명 선수가 확실하게 성장한건 확실하지만 이름을 거론하기는 힘들다.

-역대 월드컵 멤버와 비교했을 때 좋아진 점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에 최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과 비교해서 연령이 낮아진건 사실이지만 연령에 비해 경험이나 재능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6번째 월드컵이다. 감독으로 맞는 월드컵 소감은?

감독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말로 힘들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2002년 월드컵에 출전했을 때는 부담감보다 공포심이 있었다. 세 번의 월드컵에서 1승도 못했었고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었다. 나이도 있는 선수였다. 그 당시 공포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감독으로 첫 월드컵이고, 새로운 경험이지만 그동안 월드컵을 나가면서 느꼈던 것들 부족했던 것들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들이 결과에 의해 결정나지만 결과 전에 분명히 좋은 과정을 거쳐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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