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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18번'의 상징성은 크다.
데뷔 후 4년이 흘렀다. 고무열의 현재는 어떨까. 겉으로 보이는 활약은 나쁘지 않다. 3시즌 연속 풀타임 활약했다. 올 시즌 1일 현재까지 통산 110경기에 나서 25골-15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해마다 득점은 줄고 있다. 두 자릿수 득점은 데뷔시즌인 2011년(10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올 시즌에는 K-클래식 9경기에 나서 1골-1도움 뿐이다.
누구든 제로톱으로 나설 수 있는 포항의 공격전술상, 고무열의 득점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제로톱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패스가 고무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왼쪽 측면에 주로 포진하는 고무열은 인사이드로 치고 들어가 득점을 마무리하거나 수비를 끌고 다니며 동료에 찬스를 열어주는 게 주임무다. 그런데 마무리 작업인 슈팅이 아닌 패스에 집중하다보니 스스로 기회를 날리는 경우도 많다. 완벽한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과감해져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린다.
포항의 18번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은 자부심 뿐만 아니라 책임도 뒤따름을 뜻한다. 승부를 가르는 골을 책임져야 하는 고무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타심이 아닌 야성(野性)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