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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악연이다.
포항은 2011년 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전북과의 13차례 맞대결에서 9승(1무3패)을 수확했다. 최근 전적에서도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FA컵 결승전 승부차기 승은 무승부로 처리) 중이다. 위기 때마다 보약이 됐다. 그러나 전북은 언제든 포항을 잡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트리플 스쿼드'로 불리우는 탄탄한 선수층과 최강희 감독의 팔색조 전술, 정신적 지주이자 믿을맨인 이동국의 대포가 내는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전북은 이번 ACL을 통해 악연 청산을 노리고 있다. 최 감독은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결과가 안 좋았다. FA컵에서도 아픈 기억이 있다"면서도 "어차피 결승에 진출하기 전에 한번은 만나야 하는 팀이다. 오히려 일찍 만난게 좋다. 준비를 잘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주포 이동국의 다짐에는 날이 서 있다. "포항에게 지난 패배의 복수를 할 것이다." 황 감독의 표정은 차분하다. "전북은 좋은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고 조직적으로도 훌륭한 팀이다. 철저히 대비할 것이다." 포항 선수단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주장 황지수는 "사실 광저우와 맞붙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얼마나 강한 팀인지 맞붙어보고 싶었다"고 웃으며 "(전북의 필승다짐에) 우리도 자극이 된다. 전북을 만나면 그동안 좋은 결과를 얻었다.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팀이다. 맞대결 마다 극명한 희비 속에 새로운 이야기가 쓰였다. 이번에는 과연 누가 웃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