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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1강' 경기력 회복 위한 과제와 희망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3-31 07:28



급한 불은 껐다. 부진에 빠진 전북 현대가 4경기(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만에 귀중한 승리를 신고했다.

전북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성남을 1대0으로 꺾었다. 광저우 헝다전(1대3 패)-상주전(0대0 무)-포항전(1대3 패)까지 이어진 무승의 고리를 끊었다. 그러나 앞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성남전에서도 이어졌다. K-리그 클래식 개막전 '1강'으로 꼽혔던 전북의 '정상궤도' 진입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압박의 실종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달 26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ACL 조별리그 1차전을 3대0으로 끝낸 뒤 이렇게 말했다. "의외의 결과다. 시즌 첫 경기인데 이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할 줄 몰랐다. 동계훈련에서 준비한게 모두 경기장에서 나타났다." 시즌 첫 경기였다. 이동국과 김남일 등 팀의 주축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태에서 거둔 완승이었다. 최 감독은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했던게 통했다"며 대승의 비결로 압박을 꼽았다. 최 감독이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강조한 단어도 동일했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서 압박이 가장 중요하다.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을 하지 않으면 경기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시즌 초반에는 통했다. 요코하마전과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3대0 승)에서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반대로 스피드가 좋은 한교원을 이용해 상대의 수비를 흔들었다. 수비진의 체력을 빼 놓은 뒤 후반에 조커를 투입해 승부를 내는 전략이 잇따라 통했다. 강한 체력이 뒷받침이 됐다. 그러나 원정 4연전으로 이어진 '살인 일정'이 전북의 발목을 잡았다. 체력 저하가 경기력 부진으로 나타났다. 활동량이 줄다보니 압박이 자연스럽게 느슨해졌다. 포백 라인의 수비 부담 증가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체력이 떨어진 공격수들은 공간을 찾지 못하며 패스 미스를 연발했다. 상주-포항-성남전까지 전북이 '1강'답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인 원인에는 압박의 실종이 있었다. 최 감독은 "체력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호주 원정으로 체력 저하가 시작됐고, 전체적인 밸런스와 압박이 느슨해졌다.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도 떨어진다"며 압박 실종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동국의 부활과 '삼바 특급' 적응

"호주 원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체력 회복에 한 달 이상은 걸릴 것이다." 호주 원정에 동행했던 이철근 전북 단장의 말이다. 체력 회복의 답은 하나, 휴식이다. 전북은 4월에도 일주일에 2~3경기씩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휴식은 엄두도 못낸다. 그러나 성남전에서 최 감독은 살인일정을 이겨낼 희망을 찾았다. 이동국의 부활이다. 이동국은 성남전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29분 리그 1호골을 성공시켰다. 앞선 ACL 2경기에서 3골을 넣었던 이동국의 리그 마수걸이 골이 반갑다. 전북의 모든 공격 전술은 이동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이승기, 레오나르도의 골로 근근히 버텨왔던 전북은 몰아치기에 능한 이동국의 골결정력에 기대를 걸게 됐다. 그의 부활은 처진 팀내 분위기를 되살릴 기폭제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득점을 하고 승리를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이동국이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올시즌 팀에 합류한 카이오와 마르코스의 적응도 전북의 경기력 회복의 관건이다. 최 감독이 살인일정에 맞서 가동한 '더블 스쿼드'는 이들의 부진으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성남전에서 공격력이 부진하자 후반에 레오나르도, 카이오, 마르코스를 모두 투입해 승리를 따냈다. 브라질 출신 공격 3총사의 동시 투입은 최 감독이 공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꺼내드는 모험적인 전술이다. 성남전에서 부진했던 카이오와 마르코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들의 적응만 완료된다면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은 물론 더블 스쿼드도 완성 단계에 도달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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