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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천적' 윤성효 부산 감독의 '부적 효과'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3-23 17:36


FC서울이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라운드에서 부산아이파크와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 서울 최용수 감독과 부산 윤성효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3.23

윤성효 부산 감독(52)은 최용수 서울 감독(53)만 만나면 신이 난다.

두 사령탑은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의 향수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수'야", "행(형)님"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양보는 없다. 칼끝은 무서울 정도로 매섭다.

둘 사이에는 '천적'이라는 다리가 놓여 있다. 2011년 4월 최 감독이 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후배의 사령탑 대결이 시작됐다. 윤 감독은 당시 수원을 이끌고 있었다. 선배의 벽은 높았다. 수원과 서울 감독으로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렸다. 5승1무, 윤 감독의 압승이었다.

지난해 윤 감독이 부산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3월 17일 첫 만남에서 윤 감독이 또 이겼다. 최 감독은 6월 23일 안방에서 긴 후유증에서 탈출했다. 8경기 만에 처음으로 윤 감독을 넘었다. 하지만 8월 FA컵 8강전에서 윤 감독이 다시 후배를 무너뜨렸다. 9월 8일 스플릿 첫 대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고, 11월 24일 지난 시즌 마지막 대결에선 최 감독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적은 7승2무2패, 윤 감독의 일방독주에 가깝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부산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수문장 이범영이 서울의 두 차례 페널티킥 찬스를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해부터 '성효부적'이 화제였다. 승부처마다 놀라운 힘을 발휘한 윤 감독의 지도력을 치켜세운 '보증수표'다.

10년 넘은 징크스를 허물었다. 부산이 K-리그 서울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2002년 9월 25일 이후 12년 만이다. 17경기 연속 무승(3무14패)의 악몽에서 벗어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서울의 부산전 안방 6연승 행진도 멈췄다.

윤 감독은 경기 후 미소가 넘쳤다. 그는 "오늘 경기 전체적인 면에서 운이 좋아 이겼다. 이범영이 두 번의 페널티킥을 막아냈기에 이길 수 있었다. 부적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웃었다. 두 번째 페널티킥에서는 수비수 이원영이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도 넘었다. 윤 감독은 "이범영을 믿었다. 첫 번째를 잘 막아냈기에 두 번째도 잘 막아낼 것이라 생각했다. 거의 10년여 만에 징크스를 깼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징크스를 깰 수 있었다. 너무 긴 시간동안 이어졌다"고 전했다.

부산은 포항전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각 팀들의 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 강팀과 3경기를 치렀다. 잘될 수도 있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고 선수들이 잘해줬다. 아무래도 양동현이 들어와서 어느 팀과 경기해도 득점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득점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선수들이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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