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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김신욱 선발 출전, '독'이 됐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3-19 21:34


울산 현대와 귀저우 런허(중국)의 2014 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 경기가 1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 김신욱이 슛팅을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19/

18~19일 벌어진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 이번 라운드에선 공교롭게도 K-리그 클래식 빅4 가운데 3팀이 중국팀과 충돌했다. 18일 중국 원정경기를 치른 두 팀은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혼쭐이 났고, 전북 현대는 수모를 당했다. 포항은 산둥 루넝에 먼저 두 골을 내주고 신광훈이 퇴장당해 수적열세에 몰려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래도 후반 막판 두 골을 만회해 2대2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충격에 휩싸였다. '디펜딩챔피언' 광저우 헝다의 벽은 높았다. 정인환의 골이 오심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상의 전력으로 맞섰지만, 광저우에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었다. 1대3으로 패했다.

19일 마지막 중국 팀과 맞붙은 K-리그 대표는 울산이었다. 상대는 귀저우 런허였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앞서 K-리그 팀들의 수난을 반면교사 삼았다. 경기 초반 중국 팀의 기세가 오르기 전에 분위기를 장악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전략도 변경했다.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반 교체투입을 고려한 김신욱을 선발 출전시켰다. 조 감독은 1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신욱이 지난 4경기에서 많이 움직였다"며 "귀저우전에선 베스트 11에서 제외하고,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신욱은 휴식이 필요했다.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부터 2월 중국 전지훈련, 호주 ACL, 클래식 개막전 등으로 살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신욱도 16일 경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이후 "프로 7년차 동안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그래도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었다. 네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울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승리와 골은 지친 김신욱에게 힘을 불어넣는 자양강장제 역할을 했다. 그래서 김신욱은 귀저우전 선발 출전을 자청했다. 특히 귀저우전만 승리하면, 울산은 3연승으로 ACL 16강 진출이 한결 쉬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신욱의 선발 출전은 '독'이었다.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가 전체적인 팀 플레이에 악영향을 끼쳤다.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도 전혀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장기도 살아나지 않았다. 그 동안 걸출한 신장(1m97.5)으로 제압했던 공중볼 장악력도 떨어졌다. 전반 39분에는 중원에서 볼을 받다 빼앗겨 실점 기회를 제공할 뻔했다. 또 전반 43분에는 패스가 너무 짧아 공격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골결정력 부재는 후반에 심각하게 드러났다. 완벽한 득점찬스에서 결정을 지어주지 못했다. 후반 1분 김신욱의 헤딩 슛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상대 수비수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 후반 22분에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잡은 간접 프리킥 기회도 날려버렸다. 후반 27분과 33분 김신욱의 슈팅이 나란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공격의 방점을 찍지 못한 영향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41분 교체투입된 귀저우의 미드필더 양하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울산은 1대1로 비기고 말았다. 김신욱의 지나친 출전 욕심과 조 감독의 판단 미스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한편, 같은 날 일본 히로시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조 경기에선 FC서울이 J-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1대2로 패했다. 서울은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히로시마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서울 +1, 히로시마 0)에 앞섰다. 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하파엘은 이적 데뷔골을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전적(19일)

F조

산프레체 히로시마(1승1무1패) 2-1 FC서울(1승1무1패)

H조

울산 현대(2승1무) 1-1 귀저우 런허(1무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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