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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의 질주가 시작됐다.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화끈한 멀티골이었다.
이동국이 12일 호주 멜버른 도크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G조 2차전에서 2골을 몰아 넣었다. 전북은 멜버른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1승1무(승점 4·골득실차 +3)를 기록한 전북은 광저우 헝다(승점 4·골득실차 +2)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1골 앞서 G조 선두를 유지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도 개인 통산 최다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국은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349경기에 출전해 154골을 넣었다. 도움 55개까지 포함해 최다 공격포인트(209개)도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동국의 리그 득점이 곧 K-리그 통산 최다득점-최다공격포인트 기록의 새 역사가 된다. 이동국은 올시즌 60-60클럽(60골-60도움) 가입도 앞두고 있다. 도움 5개만 추가하면 신태용 전 성남 감독(99골-68도움)과 에닝요(전 전북·80골-64도움)에 이어 세 번째로 60-60 고지를 밟는 선수가 된다. 멜버른전 득점으로 K-리그 기록 경신도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동국의 활약은 전북과 K-리그 클래식에도 활력소다. 전북은 올시즌 업그레이드 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ACL 1차전과 부산과의 클래식 개막전에서 각각 3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경기에서 나온 6골 중 이동국의 득점은 없었다. 아무리 '닥공(닥치고 공격)'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하더라도 닥공의 중심은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브라질 전지훈련부터 매서운 골 감각을 선보였다. 브라질 프로축구의 강호인 상파울루FC, 코린치안스, 팔메이라스와의 3연전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발리슈팅, 중거리 슈팅 등 장기를 모두 선보였다. 요코하마전을 앞두고 종아리 부상으로 잠시 우려를 샀지만 그는 공식 경기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다시 포효했다. 특히 이동국은 멜버른전에서 화끈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 득점을 터트리며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더블(클래식과 ACL 동시 우승)'을 노리는 전북의 닥공도 이동국의 득점 가세로 위력이 배가 됐다.
이동국의 득점포는 클래식의 인기에 불을 지필 산소다.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데얀(장쑤)이 이적한 상황에서 이동국은 올시즌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팬들이 꼽은 가장 강력한 득점왕 후보에서도 이동국은 36%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31%를 기록한 2위는 김신욱(울산)이었다. 김신욱은 올시즌 열린 3경기(ACL 2경기, 클래식 1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일찌감치 터지기 시작한 이동국과 김신욱의 득점에 득점왕 대결도 더욱 흥미롭게 펼쳐지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