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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전술분석, 대세는 더블볼란치, '돌연변이' 서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3-12 07:54


그래픽=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8~9일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기지개를 켰다.

올시즌을 치를 12개팀의 색깔이 모두 공개됐다. 포메이션이란 흔히 숫자놀음이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승리를 노리는 개막전, 각 팀들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플랜A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막전에서 드러난 올시즌 클래식팀들의 전술에 대해 분석해봤다.

대세는 더블볼란치

올시즌 클래식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메이션은 4-2-3-1이다. '디펜딩챔피언' 포항, '절대 1강' 전북을 비롯해, 전남, 인천, 수원, 상주까지 6개팀이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12개팀 중 절반이 쓴다. 4-2-3-1은 세계의 주류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월드컵과 유럽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스페인을 비롯해, '축구왕국' 브라질, '전차군단' 독일 등이 4-2-3-1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수의 빅리그 클럽들이 4-2-3-1을 쓴다. 홍명보 감독 역시 4-2-3-1을 즐겨쓴다.

4-2-3-1은 밸런스에서 특화된 포메이션이다. 공격과 수비를 4개의 선으로 나눈다. 공격에서는 섀도 스트라이커와 좌우날개를 모두 활용해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 수 있고, 수비는 기본적으로 6명이 블록을 형성하며 안정을 줄 수 있다. 4-2-3-1의 핵심 포지션 중 하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4-2-3-1에는 흔히 '더블볼란치'로 불리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다. 더블볼란치는 포백 앞에서 수비를 보호함과 동시에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올시즌 클래식의 전술 대세는 더블볼란치다. 포메이션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팀이 더블볼란치를 내세웠다. 4-3-3을 쓰는 경남과 성남 역시 3에 해당하는 미드필더를 정삼각형 형태로 배치시켰다. 실질적으로는 더블볼란치를 기용한 셈이다. 4-4-2를 쓰는 울산과 부산 역시 4명의 미드필더를 일자 형태로 배치시켰다. 4-4-2는 미드필드를 다이아몬드, 사각형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울산, 부산은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수비에 특화된 선수를 포진시켜 4-2-3-1의 더블볼란치와 유사한 역할을 맡기고 있다.

더블볼란치의 유행은 그 어느 때보다 전력차가 크지 않은 올시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시즌을 운영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돌연변이' 서울과 제주


다수가 더블볼란치에 주목할때 새로운 변화를 택한 팀도 있다. FC서울과 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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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올시즌 클래식팀으로는 유일하게 스리백 카드를 플랜A로 내세웠다. 스리백은 최근 들어 유럽축구에서 각광받고 있다. 과거 스리백은 수비적 전술의 대명사로 불렸다. 스리백 좌우에 포진된 센터백이 대인방어로 상대를 묶고, 상황에 따라 좌우윙백이 파이브백을 만든다. 그러나 최근의 스리백은 달라졌다. 세리에A에서 불을 지피고 있다. 유벤투스와 피오렌티나가 스리백 카드로 재미를 보고 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이러한 기조에 빠르게 편승했다. '공격형 스리백'은 올시즌 새롭게 변모한 서울의 키다.

전남과의 개막전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센트럴코스트전에서 보여준 서울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서울은 데얀이라는 확실한 득점원이 떠나며 창조성을 극대화시킨 전술을 펼치고 있다. 투톱에 전형적인 공격수 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윤일록과 에스쿠데로를, 중원에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대신 고명진 강승조 고요한 이상협 등을 기용했다. 전방과 미드필더가 수시로 포지션 체인지를 하며 상대를 현혹시키고 있다. 최 감독은 때때로 3-4-3을 혼용할 계획이다.

제주는 역삼각형 미드필드 운용이 눈에 띈다. 에스티벤이라는 클래식 최고 수준의 수비형 미드필더 가세 때문이다. 에스티벤의 합류로 제주가 자랑하는 두 플레이메이커 송진형과 윤빛가람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좌우 날개 역시 측면보다는 중앙으로 이동시켜 득점을 노릴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오른발잡이 황일수, 왼발잡이 드로겟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 날개로 활약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인사이드 포워드'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을 활용하기 위해 쓰는 방식과 같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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