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 통해본 홍명보호 월드컵 엔트리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3-07 07:40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8개월간 진행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됐다. 이제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를 23인 태극전사의 얼굴이 공개될 일만 남았다.

대한축구협회는 5월 13일까지 홍 감독이 선택한 예비 엔트리 30명의 명단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한다. 5월 29일에는 23인의 최종엔트리가 공개된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공식 A매치, 그리스전이 홍명보호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홍 감독은 최정예 멤버를 가동해 그리스를 완파했다. 수비 불안 등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그리스전 구상은 홍 감독이 브라질에서 그릴 밑그림과 '대동소이'하다. 사실상 90% 이상의 최종엔트리가 그리스전을 통해 공개됐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왓포드)를 기용했다. 공격진은 모두 유럽파로 채웠다.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이청용(볼턴)이 2선에 자리했다. '중원 사령관' 기성용(선덜랜드)이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선택을 받았다, 포백 수비는 김진수(알비렉스 니가카)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이 용(울산)이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교체 멈버로는 김신욱(울산) 김보경(카디프시티) 하대성(베이징 궈안) 이근호(상주)가 투입됐다.

홍 감독이 그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그리스전이었다. 최정예 멤버 답게 공격력은 화려했다. 높은 골 결정력과 상대 수비를 허무는 짧은 패스, 볼 키핑, 드리블 등 유럽파의 공격력은 클래스가 달랐다. 그리스전 베스트 11 중 공격 라인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전은 러시아, 벨기에전에 대비한 모의고사였다. 유럽 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했다. 김신욱과 김보경 이근호를 투입하며 상황별 공격 시나리오도 점검했다. 기성용 대신 하대성을 투입해 플랜B의 경쟁력도 확인했다. A매치마다 베스트 11을 새로 짰던 홍 감독의 실험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몇몇 포지션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렸다. 그리스전을 앞두고 홍 감독이 꼽은 최대 경쟁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과 골키퍼였다. 오른쪽 풀백 경쟁자인 차두리(FC서울)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가 그리스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는 불운이 겹쳤다. 정성룡(수원)과 김승규(울산)의 주전 골키퍼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홍 감독의 우려가 그리스전에서 현실이 됐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만큼 포백 라인 및 주전 골키퍼에 대한 홍 감독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변수는 부상이다. 브라질월드컵까지 100일 남은 가운데 최고의 복병인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홍 감독도 그리스전을 마친 뒤 "월드컵 본선까지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상태를 점검하는게 중요하다. 남은 기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호의 브라질을 향한 여정이 그리스전을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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