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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화룡점정, 청용-자철-성용-흥민 부러울 것 없는 조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3-07 07:38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완벽한 조합이었다.

박주영(29·왓포드)의 가세로 비로소 다이아몬드가 완성됐다. 홍명보호는 6일(한국시각) 적진인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1, 2월 국내파를 주축으로 한 3차례의 평가전 결과(1승2패)를 놓고 말이 많았다. 요란한 잡음에 불과했다. 유럽파가 포진한 공격라인은 명불허전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현재 대표팀은 역대 최강이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세웠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과 함께 호흡한 박주영은 화룡점정이었다. 전반 18분 선제 결승골 뿐이 아니었다. 홍명보호 전술에 최적화된 원톱이었다. 질이 달랐다.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더 예리했다. 좌우와 중앙을 넘나들었다. 미드필드까지 진출해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공간을 창출하고, 공격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홍 감독은 단 한 순간도 박주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박주영의 현주소였다. 전반 45분으로 충분했다.

측면을 지배한 좌우 날개인 손흥민(22·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의 클래스도 특별했다. 박주영에게 환상 로빙 패스를 선물한 손흥민은 후반 10분에는 전매특허인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1골-1도움, 폭발적인 드리블과 탁월한 골결정력에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향상됐다. 이청용은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지만, 변함없는 창의력과 속도감을 선보였다. 볼키핑 능력은 홍명보호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다이아몬드의 중심인 구자철(25·마인츠)도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다. 마인츠에 둥지를 옮긴 후 안정을 찾았다.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한 그는 차원이 다른 지배력을 과시했다. 멀티 플레이어의 위력은 대단했다. 강력한 압박으로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박주영은 물론 좌우 날개,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의 호흡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더블볼란치의 한 축은 기성용(25·선덜랜드)이었다. 경기 운영은 한층 성숙해졌다. 헌신적인 한국영(24·가시와)의 존재로 볼배급에 전념했다. 상대의 거센 압박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높은 볼점유율로 그리스를 요리했다. 모험적인 패스는 많지 않았지만 기성용의 존재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박주영-구자철-이청용-손흥민-기성용, 2010년 브라질월드컵 100일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다이아몬드'가 구축됐다.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본선에서도 이들이 공격의 선봉이다.


홍 감독도 안도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면서 훈련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이틀 동안 준비했던 것에 대해 선수들이 응답을 잘했다. 득점을 한 게 가장 긍정적"이라고 만족해 했다. 박주영에 대해서도 미소가 먼저였다.

홍명보호가 다시 궤도에 올랐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 진출을 위해 재전진을 시작했다. '한국형 다이아몬드'는 천군만마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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