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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닥공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2-28 08:11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현대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요코하마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를 펼쳤다. 후반 전북 이승기가 본인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환호하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2.26

0-0으로 맞선 후반 15분, 볼을 컨트롤 하다 왼발목을 접질렸다. 통증이 느껴져 발목을 돌리고 있었다. 그 순간 후방에 있던 이규로에게서 스루 패스가 날아왔다. 통증도 잊고 볼을 잡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아팠던 왼발로 공을 차 넣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결승골이었다. 첫 골의 환희가 가시기도 전에 왼발이 다시 번쩍 거렸다. 레오나르도가 강하게 찔러준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왼발로 강하게 찼다. 시원하게 날아간 공이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이승기(26)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전북의 3대0 대승을 이끌었다. 전북 현대의 2014년 첫 승 히어로가 된 이승기는 경기를 마친 뒤 '왼발' 얘기를 꺼냈다. "왼발 접질려서 안 좋았는데 왼발로 두 골 넣으려고 그랬나보다."

좋은 징조 같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감이 좋다. 2011년 K-리그 신인왕 출신인 이승기는 지난해 광주FC에서 전북으로 이적해 첫 시즌을 소화했지만 어수선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 등 포지션을 헤맸다. 최강희 감독이 A대표팀에서 전북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후 점차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과 왼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10월에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이승기의 공백이 컸다. 전북은 이승기가 부상으로 빠진 직후 열린 포항과의 FA컵 결승에서 우승을 내줬고, 시즌 막판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아쉬움이 컸기에 올시즌 마음을 다시 잡았다. 그는 "올해는 처음부터 최강희 감독님과 함께 시즌을 준비해서 감독님의 전술 이해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이제 포지션은 가리지 않는다. 올해도 여러 포지션에 설 것 같은데 자리 부담은 없다"면서 "지난해 부상을 했다. 올해는 몸 관리를 잘해서 많은 경기를 뛰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전에서 3대0의 대승을 거뒀지만 전북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종아리 통증으로 결장한 이동국과 발목 부상으로 재활중인 김남일, 감기 몸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마르코스가 그라운드로 돌아오면 전북은 100% 전력을 가동하게 된다. 그 모습은 3월 8일 열리는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공개된다.

이승기도 2014년 '닥공(닥치고 공격)'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은 전력이 80%정도다. 동국이형이 빠졌는데도 대승을 거뒀다. 동국이형과 남일이형이 돌아오면 이전 닥공보다 더 좋은 닥공이 될 것 같다. 이제 업그레이드된 닥공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나도 닥공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달 홍명보호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및 평가전에 참가했던 이승기는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미래를 기약했다. "팀이 있어야 대표팀이 있을 수 있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올 것이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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