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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으로 맞선 후반 15분, 볼을 컨트롤 하다 왼발목을 접질렸다. 통증이 느껴져 발목을 돌리고 있었다. 그 순간 후방에 있던 이규로에게서 스루 패스가 날아왔다. 통증도 잊고 볼을 잡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아팠던 왼발로 공을 차 넣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결승골이었다. 첫 골의 환희가 가시기도 전에 왼발이 다시 번쩍 거렸다. 레오나르도가 강하게 찔러준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왼발로 강하게 찼다. 시원하게 날아간 공이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지난해 아쉬움이 컸기에 올시즌 마음을 다시 잡았다. 그는 "올해는 처음부터 최강희 감독님과 함께 시즌을 준비해서 감독님의 전술 이해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이제 포지션은 가리지 않는다. 올해도 여러 포지션에 설 것 같은데 자리 부담은 없다"면서 "지난해 부상을 했다. 올해는 몸 관리를 잘해서 많은 경기를 뛰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전에서 3대0의 대승을 거뒀지만 전북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종아리 통증으로 결장한 이동국과 발목 부상으로 재활중인 김남일, 감기 몸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마르코스가 그라운드로 돌아오면 전북은 100% 전력을 가동하게 된다. 그 모습은 3월 8일 열리는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공개된다.
이승기도 2014년 '닥공(닥치고 공격)'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은 전력이 80%정도다. 동국이형이 빠졌는데도 대승을 거뒀다. 동국이형과 남일이형이 돌아오면 이전 닥공보다 더 좋은 닥공이 될 것 같다. 이제 업그레이드된 닥공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나도 닥공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달 홍명보호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및 평가전에 참가했던 이승기는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미래를 기약했다. "팀이 있어야 대표팀이 있을 수 있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올 것이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