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툴 강원 감독 "내 스타일은 '밀당축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24 07:11


알툴 감독.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새롭게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알툴 감독의 브랜드는 '밀당(밀고 당기기)축구'다.

알툴 감독은 짧은 패스와 강한 압박을 강조한다. 그는 축구를 연애에 비유했다. 알툴 감독은 "축구는 연애와 같다. 살살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이성을 얻을 수 있고, 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알툴 감독은 "처음 감독직을 시작한 이래 내 철학은 한가지 였다. 선수들이 항상 삼각형 대형을 이루며 짧고 빠르게 패스를 주고, 강하게 압박을 하는 것이다. 최근의 바르셀로나나 도르트문트가 하는 축구다. 이들을 베낀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나만의 스타일로 훨씬 전부터 시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만의 축구로 승승장구하던 알툴 감독은 제주에서 실패를 맛봤다. 2008년부터 두 시즌 제주를 이끈 알툴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사임했다. 알툴 감독이 한국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다시 한번 자신의 축구를 한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그는 "제주는 당시 하위권팀이었다. 처음부터 제주를 만들고 있는 과정이었다. 과정에서 그만 둔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며 "강원 말고 다른 나라의 제안도 있었다. 조건도 더 좋았다. 그러나 제주 시절 마침표를 찍지 못했던 것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물론 한국에 대한 애정도 큰 이유였다. 알툴 감독은 "전부터 아시아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한국이 그 문을 열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선수들이 보여준 문화와 예절, 열정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다행히 강원은 그와 궁합이 잘 맞는다. 젊은 선수들이 알툴 감독의 축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알툴 감독은 4-2-2-2 포메이션을 즐겨쓴다. 측면으로 벌리기 보다는 중앙지향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알툴 감독은 "훈련할 시간에 비해 선수들이 좋아진게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 내 색깔을 빨리 알아가고 있다는게 고무적이다. 연습 시간이 길어지면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알툴 감독은 올시즌 기대할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며 흡족해했다. 그러나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내 언급으로 인해 바른 길을 가던 선수가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며 말을 아꼈다.

알툴 감독은 한국을 떠난 동안에도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을 끄지 않았다. 그는 K-리그까지는 아니지만 대표팀 경기는 놓치지 않았다. 한국 복귀가 결정된 이후에는 밤새 K-리그 경기를 지켜봤다. 알툴 감독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K-리그는 계속 발전해왔다. 그러나 2009년을 기점으로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선수들이 늘어났다. 투자도 적어진 느낌이다. 지난시즌 포항이 외국인선수 없이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외국인선수는 분명 리그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좋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으로 떠나면서 점차 리그 수준도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내가 한국에 있었던 2008~2009년의 K-리그가 분명 지금보다 더 수준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알툴 감독의 올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는 "어느 팀을 이끌던 목표는 우승이다. 감독직을 맡은지 26년째다. 이 중 22번은 4위 안에 들었다. 강원이 내 23번째 경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알툴 감독은 강원으로 오면서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브라질 1부팀에 있다가 외국 2부팀에 오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장모님이 돌아가셔서 아내를 돌봐야하는 상황도 생겼다. 하지만 강원으로 가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2부팀에 와서 잘 못하면 내 가치를 낮추는 일이다. 책임감이 크다. 내 느낌과 나를 믿어준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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