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물이 달라진 박희성 "성남, 축구인생의 터닝포인트"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2-06 07:41


성남 박희성. 안탈리아(터키)=김진회 기자

1년 만에 노는 물이 달라졌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를 떠나 최상위 리그인 클래식 무대를 다시 누빌 수 있게 됐다. 광주FC에서 올시즌 시민구단으로 탈바꿈한 성남FC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왼쪽 풀백 박희성(27) 얘기다.

6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에서 동계훈련 중인 박희성은 "성남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복귀했고, 마음도 다시 잡았다. 성남에서 최선을 다해 잊지 못할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또 좀 더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성남 이적은 두려움이 앞섰다. '호랑이' 박종환 감독에 대한 선입견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내 몹쓸 고정관념이란 것을 느꼈다. 박희성은 "팀에 합류하기 전 솔직히 (박 감독님이) 무서웠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좋으신 분이다. 전술적인 면을 잘 알려주신다. 특히 단계적인 설명이 큰 도움이 된다. 겪을수록 부드러운 분이신 것 같다"고 했다.

프로 4년차인 박희성의 축구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서울 상계초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지만, 인창중 2학년 때 흥미를 잃었다. 그는 "당시 운동을 그만뒀었다. 단지 축구가 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마음을 잡고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축구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중대부속고교 때부터 축구화를 다시 신은 것이 지금까지 하게 됐다"며 웃었다.

박희성은 빠른 발을 이용한 오버래핑과 투지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단신(1m70)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 박희성은 "지난해 도움을 1개밖에 못했다. 더 노력할 것이다. 나에게는 노력밖에 없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2012년, 다시 어둠이 깔렸다. 4월 말 부상(스포츠 탈장)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프로 2년차 때 부상을 한 적이 있다. 수술을 처음 해봤다. 많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부상을 딛고 4개월여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박희성은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한 마디로 성숙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축구선수를 하면서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했다. 유명한 선수들은 다들 돈을 많이 벌지 않나.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없다. 돈은 다른 걸로도 벌 수 있다. 굳이 축구로 벌어야 한다는 마음은 없다. 할 수 있는데까지 내 모든 걸 다해서 하고 싶다. 축구를 진지하게 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희성은 또 다시 창단 팀의 DNA를 인식받게 됐다. 스트라이커 김동섭과 마찬가지로 2011년 광주의 창단멤버다. 박희성은 "광주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섭이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 성남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준다. 내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성남의 밝은 미래를 꿈꾼다. 박희성은 올시즌 성남의 예상 성적에 대해 "우리가 강등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스플릿 이후 그룹A에는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다져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탈리아(터키)=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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