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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을 4위로 마쳤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비시즌이라 선수들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휴식을 취하다 합류한만큼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11~12월에 시즌이 끝나는 한국, 일본, 중국이 중 한국만이 4강에 진출했다. 결승에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는 모두 가을에 시작해 여름에 시즌이 끝나는 추춘제를 택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일정도 너무 빡빡했다. 최악의 컨디션을 감안한다면 4강 진출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광종 축구의 핵심은 강한 압박과 패싱게임을 통한 중원 장악이다. 이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이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압박까지는 성공했지만, 패스 미스가 너무 많았다. 중원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다보니 답답한 경기가 계속됐다. 백성동(주빌로) 김경중(캉) 윤일록(서울)의 개인 돌파가 없었다면 찬스메이킹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는 슈팅 자체가 실종됐다. 수비도 부실했다. 이재명(전북) 최성근(사간도스)이 자리잡으며 한층 나아졌지만, 상대 패스 한번에 무너지는 가슴 철렁한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결정력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이종호(전넘)의 부상 이탈이 있었지만, 황의조(성남) 김 현(제주)의 움직임은 아쉬웠다.
물론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손흥민 류승우(이상 레버쿠젠)같은 해외파와 이 감독의 축구를 잘 아는 20세 이하 선수들, 23세 이상의 와일드카드까지 합류한다면 한층 전력이 상승될 것이다. 여기에 시즌 중이라 선수들의 컨디션도 이번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를 것이다. 첫 대회 우승 실패는 아쉽지만 남은 과제를 잘 해결해 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이광종호가 삼켜야 하는 쓴 약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