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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전' 이광종호, 무엇이 문제였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1-12 00:16 | 최종수정 2014-01-12 00:17



답답했다. 이광종호 최대 무기로 꼽히는 조직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제1회 아시아축구연맹(AFC) 22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 대표팀이 11일 오만의 무스카트 로얄 오만 폴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A조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승을 위해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이 필요하다"던 이 감독의 전략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첫 경기부터 승점 1점에 그친 한국은 미얀마, 오만과의 남은 경기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큰 부담을 떠 안게 됐다.

지난달 26일 전지훈련지인 이란 키시섬으로 떠나던 이 감독은 우승을 노래했다.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 상위 레벨에 있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도 우승만을 노래했다. A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했던 '이광종호의 에이스' 윤일록(서울)도 "반드시 우승을 거두겠다. 한국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주장' 황도연(제주)도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광종호 최고의 무기는 조직력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터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8강 진출을 함께 한 멤버들을 대신 22세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지난해 5월 툴롱대회와 7월 지역예선을 함께 치르면서 이미 조직력은 충분히 끌어 올렸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직후라 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또 부상 변수에 발목을 잡혔다. 이광조호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종호(전남)과 박준강(부산) 김선민(울산)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특히 연습경기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던 이종호의 부상 공백이 컸다. 대체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이광종호는 경기 초반부터 요르단의 강한 압박에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지만 잦은 패스 미스로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중앙 미드필드 권경원(전북)과 남승우(제프 유나이티드)의 역할이 중복되면서 포백 라인 앞에서 상대에게 자주 공간을 내줬고 위기를 자초했다. 전반 30분에는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에게 뒷공간 침투를 허용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아흐마드 살레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문전으로 낮게 연결됐고 임창우(울산)가 걷어내려다 자책골로 연결됐다. 공격도 답답했다. 윤일록과 백성동 문상윤이 상대의 2선을 바쁘게 뛰어 다녔지만 비효율적인 움직임으로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짧은 패싱 플레이는 상대의 수비에 끊기기 일쑤였다. 후반에 김경중(SM캉)과 최성근(반포레 고후)이 투입되며 공격이 다양화 됐지만 더이상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우승을 노리는 이광종호에 빨간 불이 켜졌다. 허리 싸움을 통한 공수 밸런스 안정화가 당장 필요해 보인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정확한 패싱 플레이와 빈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필요해 보인다. 또 측면 돌파만을 고집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광종호는 한국은 13일 오후 10시, A조 최약체로 꼽히는 미얀마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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