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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원에 김남일까지…인천, '이적 강풍'에 휘청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1-05 18:06 | 최종수정 2014-01-06 08:09



"강등을 피하는게 목표다."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2013년 K-리그 클래식 그룹A에 진출했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봉길 감독이 지난해 12월 중순에 밝힌 새 시즌 목표였다. 엄살이 아니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천이 선수단 이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측면 미드필더 한교원이 전북으로 이적했고, FA(자유 계약)인 수비형 미드필더 손대호와 중앙 수비수 김태윤도 팀을 떠났다. 손대호는 중국의 항저우 그린타운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태윤도 새 팀을 알아보고 있다.

더 큰 공백은 팀의 주축이자 '캡틴'이었던 김남일의 이적이다. 김남일은 지난 2일 김 감독을 직접 찾아 이적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천이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김남일이 전북행 의지를 밝히면서 이적이 기정 사실화됐다.

구단의 예산 삭감으로 선수 영입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이적하자 김 감독은 큰 고민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남일까지 이적하면서 시즌 구상마저 새로 짜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는 "2014년 시즌에 더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김남일과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팀을 꾸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남일과 손대호 등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동시에 빠져나간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기억도 더듬으며 고충을 토로했다. "정인환 정 혁 이규로 등 3명이 동시에 빠져나간 공백 메우기도 힘들었는데 올해 또 4명이 빠져 나가게 됐다. 시민 구단이 기업 구단과의 자금력 대결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지만 2년 동안 7명이 빠져 나가니 정말 힘들다."

2014년 클래식에서는 12개 팀이 생존 경쟁을 펼친다. 인천은 포항, 울산, 전북, 서울, 수원, 부산, 제주, 전남 등 기업 구단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야 한다. 12위는 자동 강등,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운명이다. 김 감독에게 '강등 피하기'는 엄살이 아닌 현실이다.

한편, 인천은 FA인 설기현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암 인천 사장은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며 재계약을 시사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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