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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상대는 러시아다.
홍명보호는 내년 6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렸다. 첫 단추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승리 외에는 해법이 없다. 정면 충돌 뿐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도 동상이몽이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탈출구를 찾은 듯 하다. 친구인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대표팀 감독에게 길을 묻기로 했다. 2010년부터 일본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자케로니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해외 지도자 중 한국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다. 2010년 10월 친선경기(0대0 무)를 시작으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2대2 무·PK 3-0)과 2011년 8월 친선경기(3대0 일본 승), 2013년 동아시안컵(2대1 일본 승) 등 4차례나 한국과 A매치를 치렀다. 2승2무로 무패를 기록 중이다.
홍 감독으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천우신조일까. 홍 감독은 올초 유학을 통해 러시아 축구를 경험했다. 5개월간의 러시아 삶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그는 안지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코치 역할을 했다. 주변인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 회의에도 참석하며 러시아 축구를 학습했다. 국내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도 동행하며 러시아 축구를 경험했다. 러시아가 월드컵 첫 상대가 될 지 그 때는 몰랐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추억이다.
호재는 또 있다. 러시아의 진용이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 5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한 알렉산데르 케르자코프(제니크), 4골로 팀 내 득점 2위에 오른 알렉산데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 로만 시로코프(제니트),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 모스크바) 등과 공존했다.
홍 감독은 러시아에서 생활한 5개월 동안 느낀 것이 많았다고 했다. 축구 외에는 할 것이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외로웠단다, 그러면서 축구의 또 다른 단면을 배웠단다. 다혈질인 선수들의 습성과 동유럽 선수들의 특성을 몸으로 깨우쳤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도 상대 선수에 따른 대처법을 공부했다.
홍 감독은 러시아에서 월드컵 감독직을 수락했다. 브라질월드컵 첫 상대도 러시아다. 브라질월드컵 후 할 말이 참 많을 것 같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