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최상의 조추첨일까, 앞으로 6개월이 더 중요하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2-08 17:48 | 최종수정 2013-12-09 07:54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3일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홍명보 감독이 상황판을 이용해 선수들에게 전술을 숙지시키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1.13/

과연 최상의 조추첨일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홍명보호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개최국인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남미의 쌍두마차 아르헨티나, 유럽의 강호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을 피했다. '최상의 조' 편성으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조편성은 무늬에 불과하다. 한국은 내년 6월 18일 러시아와 1차전을 치른다. 23일 알제리, 27일 벨기에와 차례로 격돌한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공식훈련장으로 배정된 그레미우 아레나를 찾아 포르투갈어로 '좋다'는 뜻의 '따봉'을 연방 되뇌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대회장에 와서 어떤 준비를 하기보다 준비는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다 끝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물론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도 16강 진출을 노래하고 있다. 혼전이 예상된다. 홍 감독의 말처럼 상대 전력 분석, 현지 적응, 최상의 전력 구축 등 완벽한 준비를 해야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앞으로 6개월이 더 중요하다.


일단 최종엔트리(23명)에 승선할 유럽파는 윤곽이 그려졌다. 박주영(아스널)만 합류하면 문이 닫힌다. 홍 감독은 지난달 스위스-러시아와의 평가전 명단을 확정하기 전 박주영에게 전화를 했다. 최종적으로 컨디션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박주영에게 돌아온 대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였다. 100%일때 승선, 국내 팬들과 재회하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홍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박주영은 버려진 카드가 아니다. 여전히 살아있다. "언론에서 지나치게 내가 원칙 고수론자처럼 비춰져서 부담스럽다. 팀에 도움이 되는데 원칙 때문에 팀에 피해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주영은 어떤 선수보다 대표팀 경험이 많다. 대표팀에 들어오면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는 선수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까지 본인도 그렇고, 대표팀에 들어와 모든 것을 발휘할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제외했다."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박주영과 1m96의 김신욱(울산)이 공존할 수 있다면 최상의 조합이 될 수 있다.

부상은 최대의 적이다. 홍 감독이 런던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데는 뛰어난 위기대처능력의 힘이 컸다.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맞춤형 용병술로 그 공백을 메웠다. 월드컵까지는 6개월이 남았다. 태극전사들은 쉼표가 없다. 소속팀에서 리그를 소화해야 한다. 부상은 최대 변수다. 모두가 노출돼 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플랜 B와 C도 완성해야 한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의 휘슬이 울리기까지 붙박이 주전은 없다. 포지션별로 3~4배수의 인재풀을 마련해야 위기가 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홍명보호의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국내파의 옥석가리가 최우선 과제다. 홍 감독은 국내파 옥석가리기로 월드컵의 해를 연다. 1월 13일 소집, 곧바로 출국한다. 포즈 도 이과수에 베이스 캠프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일주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유럽파는 리그 중이어서 소집이 불가능하다. 국내파를 주축으로 담금질에 돌입한다. 이어 1월 21일 브라질과 비슷한 기후환경 조건을 가진 미국 LA로 이동, 2주간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 3개팀과 친선경기도 펼친다. 1월 26일 코스타리카, 29일 멕시코, 2월 1일 미국과 격돌한다.


2월 3일 귀국직 후 해산하는 홍명보호는 3월 5일 A매치 기간을 이용해 모의고사를 갖는다. 본선 전에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비슷한 '1차 전지훈련 뒤 본선 돌입'의 루트를 따라간다. 당시 허정무호는 오스트리아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남아공에 입성했다. 홍명보호도 개막 2주 전인 5월 중순 국제축구연맹(FIFA)에 선수단 예비 명단을 제출한 뒤, 1차 전지훈련을 통해 평가전 등 본선 담금질을 하고 23명의 최종명단을 확정해 결전지 브라질에 입성할 전망이다.

최상의 조추첨, 그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 치의 오차없는 시나리오에서 그림이 완성돼야 한다. 되돌리기는 인정되지 않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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