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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의 서울시청이 여학생 학교체육의 멘토로 나섰다.
몸풀기 게임이 끝난 후 세 팀은 15분씩 3쿼터로 축구경기를 시작했다. 심판으로 나선 서 감독이 경기의 룰을 외쳤다. "서울시청팀은 골 넣기 없어! 무조건 어시스트야!" 이날 에이스 박은선이 속한 레드팀의 전력은 압도적이었다. 서울시 스포츠클럽 여자축구 득점왕인 '발모아'의 골잡이 배선영과 WK-리그 준우승팀 서울시청 득점왕 박은선을 한팀에 넣은 건 주최측의 명백한 실수였다. 두 에이스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 박은선이 문전에서 찔러준 킬패스를 배선영이 밀어넣었다. 선제골을 합작하며 옐로팀을 압박했다. 박은선은 '재능기부' 친선 매치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아낌없이 몸을 던졌다.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박은선이 뛴 레드팀은 승승장구했다. "재능기부인데 몸을 던지냐"고 농담하자, 웃으며 답했다. "우리팀이 무조건 이겨야 하니까요."선제골을 넣은 배선영은 "은선언니에게 어시스트를 받아 영광이다. 정말 패스의 질이 다르더라. 정말 멋있고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멘토' 박은선 언니와 나란히 인증샷을 찍으며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예기치 않는 성별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고생이 심했을 줄 알았던 박은선은 밝고 의연했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니 정말 재밌었다. 클럽팀 만큼은 아니어도 여학생들이 공을 잘 차서 깜짝 놀랐다"며 " 아무래도 즐기면서 해서 그런 것같다. 내가 고등학교 땐 이기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렇게 재밌게 즐기질 못했다"고 했다. '재능기부'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오히려 우리가 많이 배운다. 감독님들이 우리를 가르칠 때 마음도 알게 된다"며 같한 의미를 부여했다.
서 감독은 "재능기부는 우리 서울시청팀의 특징이다. 매년 2회 이상 하는 행사에 전선수들이 즐겁게 참여한다. 이런 기회를 통해 희생, 봉사, 배려를 배우고, 팀의 응집력도 강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후 서울시청 언니들이 건넨 축구공과 사인볼 선물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서울시청 아마조네스 팀 버스 앞에 한체대, 가락고의 축구소녀들이 줄줄이 늘어섰다.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이들은 하나가 됐다. 떠나가는 버스를 향해 폴짝폴짝 뛰어오르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언니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해요!"
아쉬운 표정으로 뒤돌아서는 소녀들의 속삭임이 귓가를 스쳤다. "우리 내년에 WK-리그 꼭 보러 가자." "서울시청 응원해야지!" '멘토' 서울시청에 든든한 '멘티' 소녀팬들이 생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