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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막을 내렸다.
'데몰리션'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FC서울의 쌍두마차 데얀(32)이 3년 연속 득점왕, 몰리나(33)가 2년 연속 도움왕에 등극했다. K-리그 사상 최초의 금자탑이다.
열쇠는 데얀이 쥐었다. 김신욱은 경고누적으로 포항전에 결장했다. 최후의 일전에서 득점왕 운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반 41분 마침내 매듭을 풀었다. 19호골을 터트렸다. 최효진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적진을 뚫은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데얀은 김신욱과 나란히 19골을 기록했다. 골수가 동수일 경우 경기당 득점, 즉 출전 경기수를 따진다. 데얀은 부상과 A매치 차출로 출전 경기수가 적어 득점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김신욱은 정규리그 36경기 출전으로 올시즌을 마감했다. 데얀은 전북전에서 29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대역전 드라마였다. 득점왕 경쟁은 일찌감치 김신욱의 독주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데얀은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지난 20일 전북전(4대1 승)에서 해트트릭, 24일 부산전(3대2 승)에서 2골, 27일 포항전(1대3 패)과 이날 전북전에서 각각 1골씩을 추가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트리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2011년(24골)과 2012년(31골)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그는 연속 득점왕 타이틀 기록을 2에서 3으로 늘렸다. K-리그 전대미문의 대역사다. 앞으로도 깨지긴 힘든 기록이다.
몰리나는 도움왕 자리를 수성했다. 몰리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북의 레오나르도(27)와 나란히 13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몰리나의 출전경기 수가 2경기 적어 1위, 레오나르도가 2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몰리나는 아픔이 있었다. 부산전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상대 수비수와 충돌, 의식을 잃는 충격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포항전에서 결장한 그는 전북전 출전도 미지수였다. 엔트리 제외가 유력했다. 몰리나가 흐름을 바꿨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 요청, 엔트리에 포함됐다. 레오나르도는 선발 출전했고, 몰리나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레오나르도가 유리했다. 도움 1개를 추가하면 대세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크로스는 이날 따라 위력이 떨어졌다. 몰리나는 후반 28분 교체투입됐다. 둘 다 도움을 올리지 못했고, 몰리나가 지난해에 이어 K-리그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도움왕에 올랐다.
득점왕과 도움왕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