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양분했지만…. 올해는 '양최(兩崔)의 3위 전쟁'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3:56



2009년과 2011년은 전북, 2010년과 2012년은 FC서울의 세상이었다. 최근 4년간 두 팀은 K-리그 우승컵을 양분했다.

올해 그 흐름이 끊겼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은 울산(승점 70·21승7무7패)과 포항(승점 68·19승11무6패)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울산은 3경기, 포항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4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3위 전북(승점 59·17승8무9패)도 산술적으로 희망은 있지만 가능성은 1%도 안된다. 아시아 정상 등극에 실패한 서울은 4위(승점 55·14승8무13패)에 포진해 있다. 내년 시즌 ACL 정상 재도전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선 1~3위에게 ACL 출전권이 돌아간다. 하지만 2위 포항(승점 68)이 FA컵 우승으로 한 장을 획득, 4위에도 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서울은 4경기가 남았다. 3경기만 남은 5위 수원(승점 50·14승8무13패)과의 승점 차는 5점이다.

서울과 전북이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닥뜨린다. ACL 결승 1차전으로 연기된 일전이 이날 치러진다. '崔의 싸움'이 시작됐다. 경기 수는 나란히 4경기가 남았지만 이 중 두 차례나 충돌해야 한다. 12월 1일 올시즌 최종전에서 다시 만난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마지막 자존심 대결이다.

전북은 최근 2연패로 우승 경쟁에서 이탈했다. 울산(0대2 패)과 포항(1대2 패)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서울은 ACL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9일 적지에서 벌어진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1차전 홈에서 2대2로 비긴 서울은 2무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컵을 광저우에 헌납했다.

서울은 전북전 결과에 ACL 티켓이 걸려있다. 승리하면 사실상 4위를 지킬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3위 전쟁도 불을 지핀다. 두 차례 대결에서 걸린 승점은 6점이다. 전북과 서울의 승점 차는 5점에 불과하다. 서울이 독식하면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전북은 현재 최악의 상황이다. 이승기에 이어 케빈과 정인환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서상민은 경고누적, 김상식은 퇴장으로 서울전에 출전할 수 없다. 윌킨슨은 호주대표팀에 차출됐다. 최근 '조커'로 나서고 있는 이동국은 부상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이들의 공백을 젊은 선수들로 채울 예정이지만 힘겨운 원정길이다.

서울은 홍명보호에 차출된 고명진과 윤일록이 결장하지만 17일 인천전(2대2 무)에서 경고누적으로 자리를 비운 하대성과 김진규가 돌아온다. 최용수 감독으로선 천군만마다.

올시즌 상대전적에선 1승1무로 전북이 앞서 있다. 최용수 감독은 "내년 시즌을 대비, ACL출전을 위한 목표가 있다. 전북은 우리와 항상 좋은 경기를 했고, 이번에도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도 전투력 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진정한 강팀은 항상 좋은 순위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프로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싶다. 올시즌 고비때마다 성원해 준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서울-전북전에서는 슈퍼매치(서울-수원전)에 버금가는 흥분과 긴장이 그라운드를 휘감는다. 곳곳에 누수는 있지만 이름값은 여전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